희망리포트 201601 - 대학 청소노동자의 대안고용모델 탐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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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리포트 2016-01

대학 청소노동자의 대안고용모델 탐색: 사다리포럼을 통한 현장형 해법 발굴

조현진 · 임주환



대학 청소노동자의 대안고용모델 탐색: 사다리포럼을 통한 현장형 해법 발굴

연구책임 조현진 (시민사업팀 연구원 | heyjayzo@makehope.org) 공동연구 임주환 (객원연구위원 | eyelid@makehope.org)


목차

연구요약

8

Ⅰ. 서론

14

1. 연구목적 및 배경 2. 연구방법

Ⅱ. 청소노동자 고용실태분석

22

1. 청소노동자들의 고용 현황 2. 청소노동자들의 임금 현황 3. 청소노동자들의 고용형태와 문제점

Ⅲ. 대안고용모델 적용 사례분석 및 SWOT분석

48

1. 대안고용모델 적용 사례분석 2. 각 대안모델에 대한 SWOT분석

Ⅳ. 대안고용모델 도입에 대한 정책네트워크분석 1. 사다리포럼 2. 정책네트워크분석 3. 정책행위자 간 상호작용방식 4. 정책산출

78


Ⅴ. 고용모델 전환을 위한 로드맵 도출

92

1. 문제해결 접근법 2. 사다리포럼의 전개 과정 3. 변화 가능한 현장 발굴 4. 경희모델과 소셜벤처의 실험 5. 그동안 축적된 경험의 활용 6. 전환프로세스에 대한 제언: 사회적 대화와 사회혁신

Ⅵ. 결론 및 정책적 시사점

102

참고문헌

108


표 목차 표 [2-1] 청소용역노동자의 인적 속성

26

표 [2-2] 지역고용조사 등에 나타난 청소노동자 임금근로자 규모 (2013년 상반기)

28

표 [2-3] 고용형태별 근로실태조사 등에 나타난 청소노동자 규모 (2014년 하반기)

30

표 [2-4] 서울지역 청소용역 현황

34

표 [3-1] 서울시립대 및 부산대학교 직접고용 현황

51

표 [3-2] 서울메트로환경 현황

56

표 [3-3] 성공회대-푸른환경코리아 현황

64

표 [3-4] 클린광산협동조합 현황

68

표 [3-5] 각 대안고용모델의 SWOT분석 결과 비교·정리

76

표 [4-1] 정책행위자별 교환가능 자원

83

그림 목차 그림 [2-1] 청소원 및 환경미화원 노동자 규모변화 I

31

그림 [2-2] 청소원 및 환경미화원 노동자 규모변화 II

31

그림 [2-3] 청소원 및 환경미화원 임금변화

33

그림 [2-4] 미국 청소노동자 임금수준

36

그림 [2-5] 제조업 단순노무종사자와 청소원 및 환경미화원 임금비교

38

그림 [2-6] 한국 청소노동자 임금수준

40

그림 [3-1] 직접고용모델의 SWOT분석 결과

74

그림 [3-2] 자회사모델의 SWOT분석 결과

74

그림 [3-3] 사회적기업모델의 SWOT분석 결과

75

그림 [3-4] 협동조합모델의 SWOT분석 결과

75

그림 [6-1] 정책과정 구조도

104



연구요약


연구요약 ○ 연구의 목적 및 배경 §

고용불안과 저임금에 의한 지속적인 청소노동자들의 투쟁 발 생 → 현재 청소노동시장의 대다수인 용역시스템에서 기인

§

외환위기 이후 노동시장에 도입된 고용유연화 정책이 비용절 감의 방식으로 간접고용시장에서 악용

§

간접고용이 필요한 부분이 있을 수 있으나, 이로 말미암아 직 접 사용자가 더 나은 이익을 볼 수 없고 비용만 발생한다면 한층 더 나온 고용방식을 고려해볼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됨

§

이에 비용을 크게 증가시키지 않으면서 고용안정과 임금 상 승, 더 나은 노동환경을 제공하고 청소서비스의 질 또한 높일 수 있는 대안고용모델의 도입이 가능할 수 있다는 것을 본 연 구를 통해 보이고자 함

§

본 연구는 문헌연구 및 통계 분석, 사례분석, SWOT분석 및 정책네트워크분석을 통해 실행 가능한 대안고용모델을 발굴하 고 이를 직접 실행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실행연구(action research)의 형태를 띠고 있음

○ 청소노동자 고용실태

§

노동시장 특성

§

인적 특성

­ 막다른 일자리

­ 중·고령층

­ 직종 내에서의 승진 및

­ 여성노동자 비율 높음

승급기회 제한적 ­ 저임금·저숙련 직종

­ 저학력층 비율 높음 ­ 가구주 비중 높음

­ 처우 개선 가능성 낮음

9


§

고용구조 변화 ­ 2013년 상반기 지역고용조사 원자료에 의하면 청소원 및 환 경미화원은 66만 3,000명으로 집계 됨. 이 중 상용근로자는 20만 2,000명으로 30.5%에 불과하고 1년 미만 계약기간의 임시근로자가 36만 4,000명으로 54.9%를 차지하고 있음 ­ 2014년 고용형태별근로실태조사에 의하면 청소 및 경비관련 단순노무직 종사자는 29만 2,000여 명으로 확인되었으며 이 중 청소원 및 환경미화원 종사자의 수는 약 18만 명으로 나 타남 ­ 2014년 지역별고용조사에서 청소 및 경비관련 단순노무직의 규모는 97만 8,000명이며, 청소원 및 환경미화원의 규모는 73만 4,000명으로 집계되었음 ­ 고용형태별근로실태조사 및 지역별고용조사 모두에서 여성노 동자의 규모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그 규모는 남성 노동자의 2배 이상인 것으로 나타남

○ 대안고용모델 적용 사례분석 및 SWOT분석 §

직접고용: 서울시립대학교, 부산대학교

§

자회사: 서울메트로환경

§

사회적기업: 푸른환경코리아-성공회대학교

§

협동조합: 클린광산협동조합

§

SWOT분석 ­ 직접고용모델: 직접적인 고용안정 효과를 얻을 수 있으나 장 기적인 비용증가우려를 피하기 어려움 ­ 자회사모델: 모회사로부터 독립적인 임금 및 정년설계가 가 능하지만 간접고용형태를 띠고 있다는 한계를 가짐 ­ 사회적기업모델: 고용불안이 완화되고 비용증가 우려가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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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장점이 있으나 이러한 효과를 낳을 수 있는 검증된 사회 적기업을 발굴하는데 어려움이 존재함 ­ 협동조합모델: 조합원인 노동자들에 적합한 고용환경 개선, 임금설계 등이 가능하지만 협동조합에 대한 이해도 부족과 운영의 어려움으로 협동조합의 형성 및 지속가능성에 우려가 있음

○ 대안고용모델 도입에 대한 정책네트워크분석 §

본 연구의 기초가 된 사다리포럼은 미시적인 노동현장에 다양 한 행위자가 모여 대안고용모델이라는 정책을 산출하는 과정 이 일어난 장으로 정책네트워크의 중심에 위치함

§

본 연구는 사다리포럼 중심의 정책네트워크분석을 통해 ‘대학 청소노동자’라는 정책대상을 중심으로 직접고용과 간접고용이 라는 노동시장의 대표적인 고용형태부터 사회적기업과 협동조 합이라는 대안경제의 모델까지 다양하게 도출될 수 있는 산출 물을 향해 누가 참여하여 어떤 과정과 구조 아래 어떤 방식을 활용하여 결과물을 형성하였는지 그 동태성을 살펴볼 수 있 음.

§

또한 노동시장에 형성된 구조를 미시적으로 들여다봄으로써 정책수립 시 고려해야 할 다양한 상호작용을 찾아볼 수 있음

○ 고용모델 전환을 위한 로드맵 도출 §

희망제작소 사다리포럼은 비정규직 문제 내지 ‘막다른 일자리’ 문제에 대한 해법이 한 가지 얼굴을 가질 수 없고, 다양하게 존재하는 현장의 실정에 맞는 맞춤형이 되어야 한다는 데 공 감하고, 실사구시적인 비정규직 해법을 제시하는 것을 목표로 삼아 기획되었음

11


§

사다리포럼에서의 논의과정은 크게 정리하면, ① 대학 청소용 역 노동시장의 현황 및 대안고용모델의 장·단점 분석 → ② 대안모델 적용 대학들의 실태 파악 및 대안모델에 대한 노동 조합의 수용 가능성 타진 → ③ 대학의 ‘자회사’ 모델 적용 가능성 분석 및 원사업주 대학의 수용 가능성 타진 등의 순서 로 이루어졌다고 할 수 있음

§

희망제작소 사다리포럼은 경희대에 ① 한국 대학사회에서 화 두가 된 대학 청소노동자의 인권과 복지 증진 ② 대학 내 일 부 시설 및 공간의 문화적 관리시스템 마련 ③ 홍릉(연구단 지), 경희대 앞, 이문동(외국어대), 석관동(한국예술종합학교)을 아우르는 회기동 일대를 새로운 문화예술거리 및 평화운동의 거점으로 조성하는 청사진 작성 등을 수행하는 소셜벤처를 시 민사회와 함께하는 자회사 형태로 설립할 것을 제안하였음

§

희망제작소는 경희대에서 시행하게 될 ‘소셜벤처’라는 실험이 한국사회에서 가장 부족한 ‘소통’과 ‘혁신’이 만나서 맺게 된 결실이라는 점에 주목하며, 경희대에서의 움직임이 한국 대학 사회에 새로운 물꼬를 트는 계기로 작동하기를 기대함

○ 결론 및 정책적 시사점 §

대학 청소노동자 문제는 ‘막다른 일자리’(dead-end job)라는 한국사회 이중노동시장 구조 말단의 문제와 ‘대학’이라는 독특 한 공간의 문제가 중첩되며 도드라진 사회문제임

§

심각한 대학 청소용역 문제는 묻혀 있다가 대학 청소용역노동 자들이 노동조합을 결성하면서 자신들의 문제를 단지 청소용 역회사의 문제가 아닌 ‘대학-용역회사-청소노동자’들의 구조적 문제로 파업이나 농성을 통해 드러내면서 사회적 문제로 떠올 랐음

12


§

희망제작소가 중심이 되어 구축한 사다리포럼은 ‘노동시장’과 ‘대학’의 두 가지 문제가 중첩되는 지점에서 새로운 해법이 가능할 것이라고 판단하였고 행위자들 간에 대안고용모델 마 련을 위한 논의를 거친 결과 최종적으로 경희대학교에 청소용 역의 대안고용모델 중 가장 실행 가능성이 높은 ‘자회사모델’ 을 도입하는 결과물을 이끌어 내었음

§

이러한 방식의 정책네트워크 구축과 ‘사다리포럼’의 구성 및 진행, 현장형 해법 도입이 가져오는 정책적 시사점은 첫째, 사회적 자본으로서 신뢰의 중요성과 둘째, 각각의 현장에 적 합한 미시적이며 실사구시적인 해법 모색의 중요성을 들 수 있음

§

본 연구는 대안고용모델 도입 및 시행이라는 연구 목표를 달 성하였지만 몇 가지 한계점 및 보완점을 가짐. 첫째, 시민들 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부족하였으며, 둘째, 자회사모델 내에 경제성과 공공성의 충돌 여지가 여전히 남아 있다는 점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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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서론


1. 연구목적 및 배경 2. 연구방법


Ⅰ. 서론 1. 연구목적 및 배경 지난 2011년 1월 홍익대학교는 용역업체와의 계약 해지를 이유로 청소노 동자 170명 전원의 해고를 단행했다. 학교와 노동조합 구성원들의 용역계 약 해지 배경에 대한 이해가 다른 가운데1) 노동자들은 해고에 대한 항의로 대학교 본관을 점거하여 농성을 시작했다. 이후 49일 동안 이어진 홍익대 청소노동자들의 투쟁은 시급 4,450원에 타결되었다.2) 이 사건은 청소노동 자 문제를 이 사회의 중심으로 끌어내는 계기가 되었다. 그리고 4년이란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청소노동자들은 용역 재계약이 이루어지는 매년 초 농성을 반복하고 있다. 고령의 여성들이 다수를 차지하는 특성상 여러 가지 힘겨운 점이 있지만 근로조건 개선과 임금인상을 위해 단식을 감행하기도 한다. 왜 이들은 매년 반복적으로 투쟁에 나서는 것일까? 거기에는 청소노 동자들이 겪고 있는 고용불안과 저임금이라는 현실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 고 이와 같은 고용불안정과 저임금이라는 상황은 현재 청소노동시장의 거의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용역시스템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 이전 대학의 청소노동자들은 대다수 학교의 교직원 신분으로 정년을 보장받으며 근무했었다. 1997년 환경미화원의 월 급 여는 94만 원으로 제조관련단순노무자의 월 급여 81만 원보다 10만여 원 이 상 높다.3) 하지만 외환위기 이후 고용유연화가 도입되면서 다수의 기업 및 노동현장에서 핵심업무가 아닌 많은 부분이 외부 조달로 이루어졌고, 외주화 된 비핵심업무 영역은 고용불안에 시달리는 저임금 노동시장을 형성했다. 청 1) 학교 측은 용역업체가 계약을 포기한 것이 주원인이라고 주장하며, 노동자들은 학교 측이 낮은 용역 단가와 단기적인 용역계약 연장을 내세워 용역업체의 계약 포기를 유도했다고 주장했다. (참고: “홍대, 청소·경비 170명 해고.노동자들 ”총장면담“농성”, 경향신문, 2011.1.3.) 2) 전원 고용승계, 시급 4,450원, 일일 8시간 노동 및 주5일제, 노조 전임자 보장 등의 합 의안을 도출하였다. 2012년 당시 최저임금은 4,580원이었다. 3) 고용형태별 근로실태조사((구) 임금구조 기본통계조사) 직종 소분류별 직종, 성별 임금 및 근로조건 (표준직업 분류 4차 기준, 통계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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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직종 역시 외주화로 분류되는 비핵심업무에 속했다. 외주화는 기업 입장에서는 필수적인 변화였다. 외환위기 당시 IMF는 국 내 노동시장의 구조조정을 권유했고, 정부는 이를 받아들여 국가적 차원에 서 노동시장 유연화 정책을 시행했다.4) 그러나 핵심업무에의 집중과 탄력 적인 인력 활용을 바탕으로 한 기업들의 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이루어진 노동시장 유연화는 그것이 목적하는 바가 비용절감이었기 때문에 간접고용 시장에서 악용되었다. 간접고용시장으로 밀려난 노동자들의 처우는 그들이 정규직으로 근무하던 시절과 완전히 달라졌다. 임금은 매우 낮아졌고, 고용 도 보장받지 못했다. 과거, 대학의 교직원이나 기성회 직원 등으로 고용보 장은 물론 적절한 임금을 보장받던 여성과 중·고령의 노동자들이 다수를 차지했던 청소노동시장의 상황은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더욱 열악해졌다고 할 수 있다. 기업이나 공공조직에서 간접고용이 필요한 부분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간 접고용으로 말미암아 직접 사용자가 서비스의 질 보장 등 더 큰 이익을 볼 수 없고 거래비용만 발생한다면 한층 더 나은 다른 고용방식을 고려해볼 수 있지 않을까. 청소노동자를 직접고용하거나 혹은 간접고용이 아닌 다른 방식 으로 고용을 해도 간접고용을 할 때와 비교하여 비용이 증가하지 않거나, 청 소노동자들에게 돌아가는 몫이 클 때, 그리고 청소서비스가 더욱 더 안정적으 로 이루어지고 청소의 질 또한 높아진다면, 간접고용 대신 다른 고용방식을 모색해볼 수 있을 것이다. 청소노동이 간접고용으로 이루어지는 시장에서 열 악한 상황에 처한 청소용역노동자들을 조사하면서 우리는 이와 같은 의문을 가지게 되었다. 가령 직접고용모델의 경우 현재 이루어지고 있는 용역시스템의 간접고용과 비교했을 때 비용 측면에서 얼마든지 큰 증가를 보이지 않을 수 있다. 사용자 측의 직접관리 업무가 추가되지만 비용적인 측면은 오히려 거래비용(청소용역 업체의 중간 마진과 비용) 감소로 총지출비용을 절감할 수도 있고, 어려운 노 4) 제도적 측면에서 정부는 노동관계법의 정비 등을 통해 고용조정제와 근로자파견제(1998년 2월 시행), 탄력적 근로시간제(1997년 3월 시행) 등 노동시장의 유연성 제고에 필요한 제도를 도입하였다. 기업들도 계약직 선호, 성과급 및 연봉제 도입 확대, 인력재배치 등 고용과 임금, 기능면에서 유연성을 제고하려는 노력을 강화해왔다(송태정,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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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환경에 처한 청소노동자들의 임금, 근로조건, 복지개선을 위해서는 그 절감 된 비용을 사용할 수 있다. 절감된 비용을 사용하더라도 이는 청소용역시스템 아래에서 간접고용을 할 경우보다 더 많은 비용이 들지 않을 수 있다. 청소용 역에 대안적인 고용모델로 직접고용만이 아닌 자회사형태나 협동조합·사회적 기업과 같은 사회적경제모델도 고려해 볼 수도 있다. 물론 이와 같은 고용모 델을 도입한다고 해서 청소노동자들의 임금을 대폭 인상할 수는 없다. 해당 직업의 직무숙련도, 책임성, 지식, 경험, 난이도에 대한 사회적 평가에 따라 적절하다고 판단되는 임금수준에 대해 일정한 노사 간 및 사회적 합의가 필 요하다. 그간 이루어진 청소노동자에 대한 연구는 대부분 그들의 열악하고 힘겨운 노동실태를 밝히는 것이었다. 혹은 비정규직이라는 한층 더 큰 영역에 있어서 비정규직 사용의 효율성을 검증하는 연구 또는 법적으로 불안정한 고용에 처 한 비정규직들에게 좀 더 안전장치를 만들 수 있는 연구 등이 다수였다. 이에 본 연구는 청소용역이라는 간접고용모델 대신에 실행가능한 대안적인 고용모 델을 발굴하고 이를 직접 실행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실행연구(action research)를 시작하게 되었다. 본 연구를 통해서 대안적인 고용모델의 도입 이 어떠한 방식으로 기존의 청소용역시스템보다 안정된 고용환경을 만들 수 있고, 청소노동자들의 처우를 개선하여 그들을 불안한 주변 노동시장에서 좀 더 안으로 품을 수 있을지 탐색하고 무엇이 한층 더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고 용모델인가에 대한 방향성을 도출할 수 있을 것이다. 본 연구는 우리 모두 알고 있듯이 이미 청소노동의 외주화가 일반화 된 시 스템이 형성되어 일정하게 굳어진 상황에서 자회사모델, 사회적경제모델, 직 접고용모델 등 간접고용의 대안적 모델들을 수면위로 끌어 올려 장·단점을 분 석하면서 청소용역과 비교하여 대안적 모델들의 실현가능성을 검토해 보고자 한다. 또한 대학 내에 청소노동자를 포함한 자회사모델을 설립할 수 있다면 이를 수익성 측면만이 아니라 대학의 사회적 책임을 보여 줄 수 있는 모델이 자 노동자들의 고용안정과 처우를 개선할 수 있는 모델로서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에 대해 제시할 것이며, 사회적기업과 협동조합과 같은 사회적경제의 모델들이 청소노동자 시장에서 어떠한 해답을 제시할 수 있을지 보여 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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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 본 연구를 통해 우리는 청소용역의 직접고용만을 대안으로 고민해 왔던 기 존 노동계의 접근방법과 달리 직접고용 외에도 자회사모델, 사회적경제모델 등을 검토함으로써 현재 청소용역 등의 간접고용과 핵심업무를 중심으로 한 직접고용 사이에 임금, 근로조건, 고용안정, 복지 등에서 큰 골짜기를 이룰 정도로 벌어져 있는 거리를 좁히는 ‘사다리’ 역할5)을 하고자 한다. 나아가 우 리나라의 간접고용 비정규직에 대한 대안을 모색함으로써 커져가는 격차를 어 떻게 줄일 것인지에 대한 방향을 제시해 나갈 것이다.

2. 연구방법 1) 문헌연구 및 통계분석

본 연구는 청소노동자의 고용실태를 분석하기 위해 문헌연구 및 통계자료 에 대한 분석을 수행할 것이다. 첫 번째로 기존 연구·보고를 바탕으로 청소직 종의 노동시장특성과 고용구조변화에 대해 검토하고 통계분석을 진행한다. 다 음으로 국내 청소노동자들의 임금변화추이를 알아보고 국내 청소노동자들의 임금과 미국 청소노동자들의 임금에 대한 비교·분석6)을 진행한다. 추가적으로 국내 중소제조업노동자들의 임금과의 비교·분석도 진행한다. 끝으로 청소직종 의 고용형태 및 문제점을 알아볼 것이다. 여기서는 청소노동자들의 주된 고용 형태인 간접고용에 대해 검토하고 이를 통해 간접고용의 특성 및 본 고용방 식에서 드러나는 문제점을 중심으로 쟁점사항들에 대한 논의를 살펴봄으로써 이러한 고용방식이 야기하는 문제점에 대해 분석한다.

5) 그래서 본 연구와 더불어 이루어져 온 청소용역을 둘러싼 문제를 논의해 온 포럼의 이름 도 ‘사다리포럼’으로 명명된 것이다. 6) 한·미 청소노동자 임금을 각국 GDP 비율을 기준으로 할 때 어느 정도 수준에 위치하는 지 확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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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사례분석

본 연구에서 목적하는 대안고용모델 모색을 위해 각 고용모델의 형태와 성 격, 특징, 장·단점에 대해 검토한 후 현재 해당 모델을 적용하고 있는 현장을 탐구하여 사례분석을 진행한다. 이들 대안적 사례에서 기존의 청소용역이라는 간접고용모델이 아닌 대안모델을 도입하게 된 배경을 알아보고, 대안모델 도 입 이후 노사 간에 개선된 사항은 무엇이며 문제점은 무엇인지 검토해 볼 것 이다. 이를 바탕으로 각 대안모델의 장·단점을 파악하여 대안모델을 도입할 때 고려해야 할 제약요인과 도입이 가져올 기대효과 도출과 연계할 것이다.

3) SWOT분석

대학 청소노동자들의 고용불안을 해소하고 근로조건을 개선하기 위해 대안 적인 고용모델을 도입하고자 하는 정책방향 도출의 논의 기반은 희망제작소에 서 주관하는 ‘사다리포럼’7)에 있다. 각각의 대안고용모델을 청소노동현장에 도입하기 위해 고려해야 할 중요한 점들에 관하여 본 연구는 사다리포럼에서 청소노동자의 고용문제와 관련해 논의된 전반적인 내용들 및 대안고용모델들 이 적용되고 있는 현장에 대한 사례분석에서 도출한 각 고용모델의 장·단점을 바탕으로 SWOT분석을 진행해 봄으로써 각 대안적 모델의 장·단점 및 현실 적합성 등을 살펴보고자 하였다.

4) 정책네트워크분석

‘사다리포럼’은 노동·복지·재정·기업구조·노사정·법·사회적경제·여성학 전문 가들로 구성돼 있으며 주된 논의 안건에 따라 노동자, 노조 관계자, 기업가, 대학관계자 등이 유기적으로 결합하는 구조로 이루어져 진행된다. 이러한 포 럼의 형태는 일명 정책네트워크로 정의될 수 있으며, 하위 유형으로 분류할 7) ‘사다리포럼’에 관한 보다 상세한 사항은 본 연구보고서 <IV. 대안고용모델 도입을 위한 정책네트워크분석> 및 <부표>에 제시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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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우 해당 이슈에 관심을 가진 자들의 탄력적인 참여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정책공동체보다 조금 더 자유로운 형태를 갖춘 이슈네트워크로 볼 수도 있다. 본 연구에서는 이와 같은 정책네트워크(이슈네트워크) 내에서 논의된 사항 을 바탕으로 정책행위자들 간에 어떠한 관계구조가 구축되었으며 어떻게 상호 작용을 형성함으로써 대학 청소노동자들의 고용안정과 근로조건 개선을 가져 올 수 있는 정책방안을 산출하였는지 정책네트워크 모형을 활용하여 분석해 보고자 한다. 그리고 이와 같은 정책과정을 통해 도출된 핵심과제와 해결방안 을 중심으로 대안고용모델 도입을 위한 로드맵을 도출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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Ⅱ. 청소노동자 고용실태분석


1. 청소노동자들의 고용 현황 2. 청소노동자들의 임금 현황 3. 청소노동자들의 고용형태와 문제점


Ⅱ. 청소노동자 고용실태분석 1. 청소노동자들의 고용 현황 1) 청소직종의 노동시장 특성 청소직종은 일명 ‘막다른 일자리’8)라고 할 수 있다. 직종 내에서 승진이나 승급의 기회가 거의 없으며 처우개선 가능성이 매우 낮다. 또한 대표적인 저 임금·저숙련 직종이다. 본 직종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의 인적 특성을 전체 노 동자의 인적 특성과 비교해 보면 평균 연령이 높은 중·고령층이며, 여성의 비 율이 비교적 높다. 또한 저학력 층의 비율이 높게 나타나고, 가구주 비중이 한층 더 높은 것도 확인할 수 있다(표 2-1 참고).9) 이러한 직무의 특성상 노 동에 있어서 성별 분업이 크게 이루어져 있지 않고 많은 경험이나 교육·훈련 을 필요로 하지 않는 저숙련 노동이다. 다른 직업에 비해 진입장벽이 거의 없 는 직종이기 때문에 ‘아무나 할 수 있는 일’로 인식되고 낮은 사회적 인식과 저임금이 발생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산업재해라는 인식이 부족하고 성희 롱과 차별 등이 발생하기도 하는 청소노동자 시장의 불합리한 노동환경은 위 와 같은 직종의 특성과 무관하게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다.

8) Brown(1982)에 의하면 미국에서는 1970년대 즈음부터 이미 사용되고 있었던 용어로, 1980년대 초 몇몇 연구들은 청년실업의 주요 요소로서 ‘막다른(dead-end)’, ‘막장 일자 리(dead-end job)’란 상황에 주목하고 있었다. 당시 엄밀한 정의는 이루어지지 않았지 만, 승진의 기회가 제공되지 않아 발전과 개선의 여지가 거의 없으며 안정적이고 지속적 인 고용유인 역시 거의 부여되지 않는 특성을 가진 일자리로 생각하고 있었다. Brown(1982)이 인용한 당시 <워싱턴포스트>의 기사는 돈도 지위도 승진기회도 없는 버 스차장, 접시닦이, 청소부, 경비 등을 막다른 일자리로 분류하고 있다. (Charles C. Brown(1982),“Dead-end Jobs and Youth Unemployment,”in Richard B. Freeman, David A. Wise, The Youth Labor Market Problem: Its Nature, Causes, and Consequences, pp. 427-452) 9) 노동자의 인적 속성을 분석한 결과, 주로 준 고령층 연령대의 여성, 중졸 이하의 학력, 가 구주의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강승복, 2011). 2013년에 시행된 지역고용 조사 자 료의 분석(권혜자, 2014)에 의하면 여성의 비율이 71.9%로, 2011년의 경제활동인구 근 로형태별부가조사의 결과,(강승복, 2011)보다 20%p이상 높게 나타났으며, 중졸 이하의 학력이 74.4%, 가구주 비중이 60.7%로 확인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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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용역노동자의 인권상황 실태조사(김성희 외, 2006)에 의하면, 청소용역 노동자들 가운데 26%는 최근 3년 동안 청소노동을 하면서 산업재해사고를 당하거나 직업병을 앓은 경험이 있다고 보고했으며, 전반적으로 대학과 병원 의 청소노동현장에서 산업재해 사고와 직업병 발병률이 높게 나타남을 확인했 다. 산업재해 사고의 주요 발생 원인은 미끄러운 바닥으로, 이로 인한 낙상사 고 위험이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직업병은 관절통·근육통 등이 많고 청소용 화학약품 사용에 따른 질환도 있었다. 그러나 대부분의 일상적인 증상은 산업 재해로 인식되지 않으며, 부상 시 산업재해로 처리하는 대신 부상을 입은 청 소노동자에게 돈을 주는 방식으로 해결하는 경우도 있고, 사고 혹은 부상 시 이로 인한 해고를 우려한 노동자가 자비로 치료하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확 인되었다.10) 또한 청소노동자들에게는 자유롭게 사용가능한 휴가도 매우 제한 적인 것으로 나타났으며11), 업무 중 쉴 수 있는 휴게공간이나 탈의실 역시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12)13) 근무시간은 근로계약서 상으 로는 8시간을 기준으로 하지만 실제로는 출근시간이 근로계약시간보다 매우 일찍 이루어지는 경우도 많았다. 출근시간에 작업이 불가능할 때에는 더 이른 시간에 근무를 시작하거나 더 늦은 시간에 근무를 마쳤고, 행사가 있을 경우 에는 공휴일에도 근무를 하기 때문에 휴일 근로나 야간 혹은 새벽 근로 등으 로 인해 실제 근로시간은 8시간을 넘을 때도 있다.14) 이 밖에 간접고용으로 매년 재계약이 이루어지는 것에서 발생하는 재계약 중단 위협과 같은 상사에 10) 작은 사고의 경우 자체처리를 하고 큰 사고의 경우, 산업재해처리를 하는 경우가 평균 41.3%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노동자 본인이 모든 비용을 처리하는 경우도 평균 20.6%로 나타났다(청소용역노동자의 인권상황 실태조사, 국가인권위원회, 2006). 11) 청소용역노동자의 인권상황 실태조사보고서(2006)에 의하면 자유롭게 사용하기 가장 어 려운 휴가로 생리휴가와 상병휴가가 선택되었으며, 이러한 환경이 청소노동자들의 산업재 해사고 피해 및 직업병의 악화를 가져온다고 보고 있다. 12) 지난 2010년 부산의 한 고층아파트에서 발생한 화재사고는 아파트 측이 불법용도변경으 로 비워져 있어야 할 공간을 재활용품 집하장 및 청소노동자들의 탈의실로 사용하게 하였 고 이에 청소노동자들이 휴게공간으로 활용하다가 누전에 의해 일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청소노동자들에 대해 검찰이 업무상 과실치상 혐의로 불구속 입건하기로 해 논란을 낳기도 했으며, 청소노동자들이 적절한 휴게공간도 없이 얼마나 열악한 환경에서 근무하 고 있는지를 알리는 계기가 되기도 하였다. 13) “그토록 바랐던 노동조합, 꿈만 같습니다”, 프레시안, 12.10.15 참조 14) 청소용역근로자의 평소 주당 근로시간은 전체 임금근로자의 평소 주당 근로시간인 43.1 시간보다 16.7% 높은 50.3시간으로 나타났다(강승복,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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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한 비공식적 권력행사 등으로 고용불안이 증폭되며15) 성희롱, 나이 차별, 신체 차별 등과 같은 인권침해도 다수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표 [2-1] 청소용역 근로자의 인적 속성 단위: 천 명 (%)

청소용역 근로자

근로자 수

전체 근로자

전체

288

(100.0)

17,065

(100.0)

남성

145

(50.3)

9,825

(57.6)

여성

143

(49.7)

7,240

(42.4)

평균 연령

전체

59.7세

40.8세

근속 연수

전체

2.9년

5.4년

교육 정도

가구주와의 관계

초졸 이하

97

(33.7)

1,235

(7.2)

중졸

94

(32.6)

1,370

(8.0)

고졸

88

(30.6)

6,591

(38.6)

초대졸

2

(0.7)

2,528

(14.8)

대졸 이상

7

(2.4)

5,341

(31.3)

가구주

197

(68.4)

9,458

(55.4)

배우자

74

(25.7)

3,502

(20.5)

미혼 자녀

4

(1.4)

3,189

(18.7)

12

(4.1)

914

(5.4)

1)

그 외 주:

1) 기혼 자녀, 손자녀, 부모(장인, 장모), 조부모, 미혼 형제자매, 기타로 구성 2)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 부가조사 2011.3 원자료

자료:

강승복(2011)에서 인용

2) 청소직종의 고용구조 변화

청소노동자의 구체적인 고용규모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직업분류 세분류에 대한 통계자료를 확보해야 한다. 하지만 직업 세분류 수준에서 청소직의 규모 를 파악할 수 있었던 한국고용정보원의 산업및직업별고용구조조사가 2009년 으로 종료되었기 때문에 세분류 기준으로 현재 청소노동자 규모에 대한 실태

15) “그토록 바랐던 노동조합, 꿈만 같습니다”, 프레시안, 12.10.15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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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악은 가능하지 않다. 권혜자(2014)는 청소 및 경비직의 고용규모가 통계자 료와 직업분류에 따라 차이가 있기 때문에 각 자료의 특성을 비교하며 종합 적으로 살펴봐야 한다고 하였다. 먼저 표 [2-2]에 나타난 바와 같이 2013년 상반기 지역고용조사 원자료에 의하면 청소원 및 환경미화원은 66만 3,000명으로 집계되었다. 이 중 상용근 로자는 20만 2,000명으로 30.5%에 불과하고 계약기간 1년 미만인 임시근로 자가 36만 4,000명으로 54.9%를 차지하고 있으며 계약기간이 1개월 미만인 일용근로자도 9만 7,000명으로 14.6%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전체 청소노동자 중 거의 70%가 1년 미만의 근로계약을 체결함으로써 고용불안에 시달리는 고용형태를 지닌 것이다.16) 한편 행정통계자료인 고용보험DB에 나 타난 고용규모를 보면 2013년 말 현재 청소노동자는 27만 7,000명으로 집계 되었다. 이는 지역고용조사에서 확인된 2013년 상반기 상용직 청소노동자 수 치 20만 2,000명을 웃도는 규모인데, 이는 고용보험 가입자 수치가 대체로 통계청의 상용근로자 수치를 웃돌고 있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권혜자, 2014).

16)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 본 조사에서는 고용기간을 정한 경우에는 상용직(1년 이상), 임시직(1월 이상~1년 미만), 일용직(1월 미만)으로 구분하고, 고용기간을 정하지 않은 경 우에는 퇴직금·상여금 등을 지급받고 회사의 인사규정에 의해 채용되는 경우에만 상용직 으로 분류하고 나머지는 임시·일용직으로 분류하고 있다. 하지만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 사 근로형태별부가조사에서는 고용형태에 따라 한시적 근로자, 시간제 근로자, 비전형 근 로자로 분류하고 있다. 이 중 비전형 근로자는 파견 근로자, 용역 근로자, 특수형태 근로 종사자, 가정 내 근로자(재택·가내), 일일(호출) 근로자를 포함한다. 이러한 근로형태 중 정부는 2002년 7월 노사정위원회에서 합의한 바에 따라 경제활동인구조사 근로형태별부 가조사에서 한시적, 기간제, 비전형 근로자로 분류되는 경우를 비정규직 노동자로 보고 있 다. 그러나 노동계는 경제활동인구 본 조사에서 상용직으로 분류된 근로자 중 부가조사상 의 비정규직 근로자와 본 조사에서 임시·일용직으로 분류된 근로자를 합한 것을 비정규직 으로 파악하고 있다(고용노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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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2-2] 지역고용조사 등에 나타난 청소노동자 임금근로자 규모 (2013년 상반기) 단위: 천 명 (%)

구분 자료

청소원 관련직종 지역별 고용조사

산업및직업별고용구조조사 (2009)

직업

청소원 (1131)

분류

(2013, 상반기) 청소원 및 환경미화원 (941)

상용

192

(30.5)

202

(30.5)

임시

156

(41.1)

364

(54.9)

일용

32

(8.3)

97

(14.6)

전체

380

(100.0)

663

(100.0)

주:

1) 산업및직업별고용구조조사의 직업분류는 고용직업분류 세분류 1131에 해 당하며, 지역고용조사의 직업분류는 표준직업분류 소분류 941에 해당 2) 한국고용정보원, 산업및직업별고용구조조사, 2009 원자료

자료:

통계청, 지역고용조사, 2013 상반기 원자료 권혜자(2014)에서 인용

강승복(2011)은 통계청의 2011년 3월 경제활동인구조사 근로형태별부가조 사 원자료를 분석하여 청소용역근로자 규모를 추산하였다. 그는 9차 표준산업 분류의 시설관리및조경서비스업(중분류 74)과 사업지원 서비스업(중분류 75) 에서 일하고 있으며, 동시에 6차 표준직업분류 상의 청소 및 경비 관련 단순 노무직(중분류 94)에 속하는 이들을 청소 및 경비노동자로 보았다. 여기서 다 시 청소용역근로자를 추출하기 위해 부가조사 항목 중 ‘급여 받는 곳이 용역 업체’라고 답변한 근로자를 선별했다. 본 원자료는 직업을 중분류까지만 제공 하고 있어 청소노동자와 경비노동자가 함께 집계되는 문제가 발생한다.17) 이 에 강승복(2011)은 경비노동자들이 감시단속적 근로자임을 고려하여 평소 근

17) 청소노동자는 표준직업분류(6차)에 의하면 청소 및 경비관련 단순노무직(중분류 94) 중 청소원 및 환경미화원(소분류 941)에 속하는데 이는 세분류로 청소원(9411)과 환경미화 원 및 재활용품 수거원(9412)으로 다시 나누어진다. 중분류에 해당하는 청소 및 경비관련 단순노무직에는 경비원 및 검표원(소분류 942)이 포함되어 있다. 따라서 직업이 중분류까 지 제공되는 자료의 경우 청소노동자만을 따로 추출하는 과정이 선행되어야 비교적 정확 한 청소노동자 규모 추산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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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시간이 1일 12시간을 초과한 근로자를 제외함으로써 청소용역근로자의 규 모를 추정했다. 분석 결과 2011년 3월 현재 청소용역근로자는 28만 8,000명 이며 파견직 등을 포함한 비정규직으로 확장할 경우 35만 7,000명 정도로 나타난다. 이와 같은 결과는 김성희(2007)가 한국고용정보원의 산업별·직업별고용구 조조사(OES)를 분석한 결과, 청소노동자 중 비정규직이 33만 4,000명가량 되는 것으로 추산한 결과와 유사하다. 한편, 청소용역노동자의 인권상황 실태 조사(2006)는 중앙고용정보원의 산업별·직업별고용구조조사를 분석하였는데, 2005년을 기준으로 노동자 중 청소원(환경미화원, 건물미화원, 세차원 포함) 은 52만 2,000명이고, 이들 중 임금노동자와 비임금노동자의 비중은 각각 82.8%와 17.2%이다. 임금노동자 중 비정규직은 34만 4,000명(77.4%)으로 나타났다. 가장 최근 통계인 한표준직업분류(6차)에 따른 고용형태별근로실태조사(고 용노동부)에 의하면 2014년 현재 청소 및 경비관련 단순노무직 종사자(중분 류)는 29만 2,000여 명으로 확인되었다. 이 중 청소원 및 환경미화원 종사자 (소분류)의 수는 약 18만 명으로 나타난다. 2014년 하반기 지역별고용조사(통 계청)에서 청소 및 경비관련 단순노무직(중분류)의 규모는 97만 8,000명이며, 청소원 및 환경미화원(소분류)의 규모는 73만 4,000명으로 집계되었다.18) 두 통계에 나타난 청소직종 종사자의 총규모 및 남녀 규모는 그림 [2-1]과 그림 [2-2]에 각각 나타나 있다. 각 통계의 성격상 전체적으로 집계된 규모는 차이 를 보이지만 공통적으로 여성노동자의 규모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그 규모는 남성노동자의 2배 이상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위에서 살펴본 내용들을 종합하여 보면, 자료의 조사가 중단되거나 분류 기 준이 달라지는 등의 이유로 연구시기에 따라서 청소노동자의 범주가 변화하고 18) 고용형태별 근로실태조사의 직종별 자료는 상용근로자 5인 이상 사업체를 대상으로 조사 가 이루어진 결과로, 인구주택 총 조사(2010)를 기반으로 모집단을 구성하는 지역별고용 조사의 수치와 차이를 가진다. 하지만 권혜자(2014)의 분석 결과와 같이 2014년 하반기 지역별고용조사에서 집계된 규모인 97만 8,000명 중 상용직의 비율이 30% 정도로 나타 난 것을 본 상황에 가정할 경우 29만 3,000여 명으로, 2014년 고용형태별 근로실태조 사의 청소 및 경비관련 단순노무직 종사자 29만 2,000여 명과 유사한 수치임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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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용할 수 있는 통계자료 또한 달라져서 장기적인 시계열을 통해 청소노동자 의 규모 및 임금변화 양상과 외환위기 이후 간접고용의 확대에 따른 청소노 동자 시장의 변화 등을 관찰하기 어려운 한계가 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조사대상과 기준에 따라 청소노동자 규모에서 상당한 차이가 존재할 수 있음 을 전제하고 위 통계내용을 바탕으로 2015년 현재 국내 노동시장에서 청소직 종에 종사하는 노동자의 규모는 최소 20만 명에서 최대 70만 명 정도가 될 것으로 추정할 수 있으며, 이들 중 절반을 훌쩍 넘는 노동자들이 비정규직 고 용형태를 갖고 있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표 [2-3] 고용형태별 근로실태조사 등에 나타난 청소노동자 규모 (2014년 하반기) 단위: 천 명

자료 직업 분류 (중분

청소 및 경비관련

류)

단순노무직

(소분

청소원 및

고용형태별

지역별고용조사

근로실태조사 (2014)

(2014, 하반기)

292

978

류) 주:

180 환경미화원 1) 직업분류는 6차 표준직업분류에 의함

자료:

2) 두 자료에 나타난 청소노동자 규모의 차는 각주 18)을 참고할 것 고용형태별 근로실태조사(고용노동부), 지역별 고용조사(통계청)

30

734


그림 [2-1] 청소원 및 환경미화원 노동자 규모변화 I 단위: 명 200,000

150,000

100,000

50,000

0 2009

2010

2011 남

2012 여

2013

2014

자료: 통계청 (고용형태별 근로실태조사, 표준직업분류(6차) 소분류별)

그림 [2-2] 청소원 및 환경미화원 노동자 규모변화 II 단위: 명 800,000 700,000 600,000 500,000 400,000 300,000 200,000 100,000 0

자료: 통계청 (지역별 고용조사, 표준직업분류(6차) 소분류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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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청소노동자들의 임금 현황 1) 임금 현황

청소노동자의 임금은 다른 단순노무직종의 임금수준에 비해서도 낮다. 그런 데 이마저도 고용형태에 따라 임금 편차가 크다고 알려져 있다. 고용노동부가 2011년 시행한 ‘청소용역업체 근로자 실태 및 대책’에 따르면 청소용역업체 1,011개를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시행한 결과 청소용역근로자들의 월 평균 임 금은 103만 2,000원으로 나타났으며, 주당 근로시간은 39.5시간, 4대 보험 가입률은 96% 이상인 것으로 확인되었다. 권혜자(2014)에 따르면, 2013년 상반기 통계청의 지역고용조사에서 나타난 청소원 및 환경미화원 임시직근로 자의 임금은 상용직 근로자의 임금인 월 126만 8,000원의 58.9% 수준에 그 쳤다. 2013년 고용보험DB에서 확인된 청소근로자의 월 평균임금은 91만 6,000원이었다. 그리고 2014년 현재 고용형태별 근로실태조사에서 확인할 수 있는 청소근로자의 월 평균임금은 133만 7,000원이며 월 평균 근로시간은 164.3시간이다. 이 중 남성의 월급여액이 169만 4,000원으로 여성의 월급여 액보다 50만 원 가까이 많았으며 근로시간은 각각 177.6시간과 159.1시간으 로 확인되었다(그림 [2-3]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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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3] 청소원 및 환경미화원 임금변화 단위: 원 2,000,000

1,500,000

1,000,000

500,000

0 2009

2010

2011 남

2012 여

2013

2014

자료: 통계청 (고용형태별 근로실태조사, 표준직업분류(6차) 소분류별)

간접고용형태인 청소용역노동자에 한정하여 보면 다음과 같다. 강승복 (2011)의 2011년 3월 경제활동인구조사 근로형태별부가조사 원자료 분석에 의하면 청소용역노동자의 월 평균 임금은 95만 8,000원으로, 전체 임금근로 자의 월 평균 임금 202만 6,000원의 48.3% 수준이라고 설명하였다. 이는 2011년 3월 현재의 최저임금액인 시급 4,320원을 주 44시간 근로 기준으로 월 환산한 97만 6,000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대학의 청소용역 전체를 포괄하는 자료는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다 만 서울지역 일부 대학에 대하여 설문조사를 진행한 연구결과물들은 대학 청 소용역 노동시장의 임금 등을 엿볼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한다. 2013년에 수행 된 한국노동사회연구소의 서울지역 청소용역 실태조사결과를 보면, 23개 대학 277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이들의 평균 연령은 60세, 주당 노동시간은 38.4 시간, 1일 근로시간은 7.8시간, 월 총액임금(기본급, 식대, 교통비 포함)은 118만 8,000원 수준이다(김종진, 2013:8)(표 [2-4]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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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2-4] 서울지역 청소용역 현황 업종 대학교 (277명) 병원/의료기관 (175명)

월 총액 임금

평균

주간

1일

연령

노동시간

근로시간

기본급

식대

교통비

60.0

38.4

7.8

109.4

3.1

0.6

118.8

57.5

42.8

8.4

103.6

4.5

0.6

116.6

주:

대학교 23개 사업장, 병원/의료기관 19개 사업장 대상

자료: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서울지역 청소용역 실태조사(2013)에서 재인용

2) 임금수준 비교

미국 노동통계국의 경우 한국과 비교했을 때 청소노동자의 임금 현황에 대 해 비교적 상세한 데이터를 제공하고 있다. 청소노동자의 고용규모와 연간 평 균임금, 시간당 평균임금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임금을 5분위로 나눠서 조사 한 데이터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해당 청소노동자가 종사하는 산업을 그 특 성에 따라서 그리고 고용규모 및 고용집중도별로 미국 각 주와 상위 도시별 로 제공해 주기도 한다. 한국의 경우 고용노동부에서 시행하는 고용형태별 근로실태조사에서 직종 소분류에 의해 청소원 및 환경미화원의 근로자 수 증감과 월 급여 총액, 연간 특별급여액, 근로시간 등의 변화를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대표적으로 종사 하는 산업 현장이나 시급, 지역과 관련된 통계는 명시적으로 공개되지 않는 다. 본 임금비교에서는 한국은 고용노동부의 고용형태별 근로실태조사에서 청소 원 및 환경미화원으로 분류된 노동자들의 월 급여액을 기준으로 하였으며19), 미국은 노동통계국(bureau of labor statistic)에서 청소원으로 분류되는 직 종 및 세부적으로 해당 직종 중 대학 등에 종사하는 청소원을 기준으로 하였 다.20) 19) 직종 소분류별, 5인 이상 기업, 상용근로자 기준 20) Janitors and Cleaners, Except Maids and Housekeeping Cleaners(37-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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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미국의 청소노동자의 임금을 비교하기 위해서는 양국의 청소노동자 시장이 어떤 점에서 차이를 가지고 또 유사한지에 대한 구조적 특성을 밝히 고, 그에 따른 임금결정 환경에 대한 비교가 선행된다면 한층 더 바람직할 것 이다. 하지만 현재 활용할 수 있는 자료의 한계로 불가피하게 양국 청소노동 자의 임금이 각국의 GDP대비 수준으로 비교하는 정도로만 진행하고자 한다. 또한 본 연구에서 중점을 둔 대학 청소노동자라는 ‘특정 영역’에서 근무하는 청소노동자에 대한 비교가 이루어진다면 훨씬 더 유의미한 결과가 나올 수 있으나, 국내 통계자료로는 부족한 부분이 있어 미국의 경우에만 ‘전체’ 청소 노동자와 ‘대학 등에서 종사하는’ 청소노동자의 임금을 비교할 것이다.21)

및 Colleges, Universities, and Professional School(NAICS 611300) 기준(bureau of labor statistics, occupational employment statistics). 21) 양국의 청소노동자 시장의 구조적 특성에 대한 비교를 선행하지 않고 단순 임금비교를 하는 것은 무의미할 수 있다. 가령 런던의 최저임금이 뉴욕보다 높음에도 불구하고, 뉴욕 에 소재한 호텔에서 근무하는 청소노동자들의 임금이 런던의 그들과 비교하여 3배나 된다 는 점과 여기에 노동조합이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점 등을 봤을 때(Aditya Chakrabortty, “Poverty pay isn’t inevitable. Look to the cleaners of New York,” The Guardian, 8 Sep 2014 참고), 한국 청소노동자들의 경우에도 대학뿐 아니 라 일하는 현장에 따라서 임금이 다양하고, 노동조합의 유무에 따라 임금인상 유무 및 폭 도 다를 수 있다. 이와 같은 임금결정구조에 대해서는 추후 보다 깊고 다양한 상황이 포 함된 자료를 활용하여 세밀한 분석이 필요할 것이다.

35


그림 [2-4] 미국 청소노동자 임금수준 단위: 달러 60,000

8%

50,000

6%

40,000

4%

30,000

2%

20,000

0%

10,000

-2%

0

-4% 2002 2003 2004 2005 2006 2007 2008 2009 2010 2011 2012 2013 2014 연간 평균임금

GDP (OECD 기준)

임금 상승률

GDP 상승률

대학 등에 종사하는 청소노동자 임금수준

60,000

8%

50,000

6%

40,000

4%

30,000

2%

20,000

0%

10,000

-2%

-

-4% 2002 2003 2004 2005 2006 2007 2008 2009 2010 2011 2012 2013 2014 연간 평균임금

GDP (OECD 기준)

임금 상승률

GDP 상승률

전체 청소노동자 임금수준

자료: 미국 노동통계청(bureau of labor statistic), OECD.stat

먼저 미국 청소노동자의 임금수준을 살펴보면 그림 2-4와 같다. 미국 청소 노동자 중 대학 등에 근무하는 노동자의 임금(그림 2-4 상단)은 2014년 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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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만 ,8510달러로 10년 전과 비교하여 약 25% 인상되었다. 같은 기간 미국의 GDP는 30%가량 상승하였다. 대학 현장 종사자만이 아니라 전체 청소노동자 들의 임금은 2014년 현재 2만 5,460달러로 10년 전과 비교하여 약 23% 인 상되었다. 전체 청소노동자 평균임금에 비해 대학현장에서 종사하는 청소노동 자의 연평균 임금이 높을 뿐만 아니라 상승률 역시 다소 높은 것으로 나타났 다. 그래프에 나타난 각 연도의 청소노동자의 임금은 대체적으로 당해 연도 GDP의 절반 정도 수준인 것으로 확인된다. GDP가 상승하거나 완만한 추세 를 유지했던 시기에는 청소노동자들의 임금 상승률도 증가추세를 보였으며, GDP 상승률이 급격히 떨어진 시기에는 청소노동자들의 임금 상승률도 하락 하는 추세를 보인다. GDP 상승률이 어느 정도 회복되었을 때 청소노동자들 의 임금 상승률 역시 다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소노동자들의 임금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그 폭은 크지 않으며 경기 후행 형태를 보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국의 경우 고용형태별 근로실태조사에서 ‘청소원 및 환경미화원’의 소분 류에 해당하는 직종의 임금까지만 관찰할 수 있고, 미국처럼 특정 현장 즉 본 연구에서 초점을 두고 있는 대학 청소노동자들의 임금수준만을 공식 통계상으 로 확인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22) 따라서 청소직종의 임금수준을 제조업 단 순노무 종사원23)의 임금과 비교해 본 후 미국과 같이 국내 GDP를 기준으로 비교해 보았다.

22) 고용분류항목표 상 세세분류에서는 건물 내부 청소원을 확인할 수 있지만 이 역시 일반 적인 건물과 학교 등으로 분류되어 있지는 않다(통계청). 23) 제조업 단순노무 종사원의 시중노임단가는 ‘용역근로자근로조건보호지침’에서 예정가격을 산출하기 위해 적용되는 노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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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5] 제조업 단순노무 종사원과 청소원 및 환경미화원 임금비교1) 단위: 원 2,500,000 2,000,000 1,500,000 1,000,000 500,000 0 2009

2010 제조 (남)

주:

2011 제조 (여)

2012

2013

청소 (남)

2014 청소 (여)

고용형태별 근로실태조사에서 제공되는 ‘청소 및 경비관련 단순노무직(94) 청소원 및 환경미화원’과 ‘제조관련 단순노무직(93) - 제조관련 단순종사원’의

자료:

월급여

액을 기준으로 함 통계청 (고용노동부 – 고용형태별 근로실태조사, 표준직업분류(6차))

먼저 그림 [2-5]는 월 급여액을 기준으로 청소원 및 환경미화원과 제조업 단순노무 종사원의 임금을 비교한 것이다. 두 직종 모두에서 임금은 증가추세 를 보인다. 그러나 제조업 단순노무 종사원의 임금 상승 추이와 비교할 때 청 소직종의 임금상승은 거의 답보상태로 보인다. 여성 노동자의 경우 더욱 그러 하다. 2014년 현재 제조업 단순노무 종사원의 임금은 2009년과 비교하여 남 녀 각각 28.77%와 26.88%의 상승률을 보인 것으로 나타난다. 동일한 시기 청소원 및 환경미화원의 임금상승률은 남녀 각각 13.53%와 12.95%로 나타 난다. 두 직종 간 5년 전후의 임금 상승률이 거의 2배 이상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1인당 GDP를 기준으로 한 임금수준 비교는 그림 [2-6]에 나타나 있다. 청 소원 및 환경미화원의 임금은 미국의 청소직종과 유사하게 GDP의 절반 정도 로 나타난다. 2014년 현재 청소노동자의 월 평균 임금은 약 133만 원으로 5 년 전보다 11.42% 증가했다. 같은 시기 한국의 GDP는 25% 이상 증가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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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로 나타났다.24) 중소 제조업의 연간 평균 임금은 거의 GDP에 가까운 수준 이다. 그리고 2014년 이들의 임금 상승률은 GDP 상승률보다 높게 나타난다. 중조 제조업의 임금 상승률은 2013년을 제외하고 기본적으로 3% 이상으로 나타나며, 청소노동자들의 임금 상승률은 2012년이 전년 대비 임금이 하락했 기 때문인지 2013년 8% 이상의 임금 상승률을 보였으며 그 해를 제외하고 보면 매우 낮은 임금 상승률을 보이고 있음을 관찰할 수 있다.

24) 같은 기간 미국 대학 등에서 종사하는 청소노동자의 임금은 5.56% 상승하였으며, GDP 상승률은 16.43%로 나타났다(The bureau of labor statistic, OECD.st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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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6] 한국 청소노동자 임금수준 단위: 원 35,000,000

10%

30,000,000

8%

25,000,000

6%

20,000,000 4% 15,000,000 2%

10,000,000

0%

5,000,000 -

-2% 2009

연간 평균임금

2010

2011

GDP (BOK 기준)

2012

2013

임금 상승률

2014 GDP 상승률

청소원 및 환경미화원 연간 평균 임금수준1) 35,000,000

10%

30,000,000

8%

25,000,000 20,000,000

6%

15,000,000

4%

10,000,000 2%

5,000,000 -

0% 2009

2010

2011

2012

2013

중소제조업 연간 평균 임금

GDP (BOK 기준)

임금 상승률

GDP 상승률

2014

중소제조업 연간 평균 임금수준2) 주:

1) 고용형태별 근로실태조사에서 제공되는 청소원 및 환경미화원의 월 급여 총액(= 정액급여+초과급여)에 12개월을 곱하여 연간 평균임금으로 적용하였음. 2) 중소제조업 직종별 임금조사에서 제공되는 중소제조업의 월 급여 총액(=기본급+ 통상적 수당+기타수당+초과수당)에 12개월을 곱하여 연간 평균임금으로 적용하 였음. 3) 본 자료를 2009년부터 제시하는 것은 청소원 및 환경미화원의 임금수준이 2000-2008년에는 5차 표준 직업분류의 적용으로 청소노동자가 ‘가사 및 관련 보조원, 청소 및 세탁 종사자’와 ‘환경미화 및 관련종사자’로 나눠져 있었기 때문 에 현행 6차 표준 직업분류에서 관찰되는 임금과 그 수준이 상이할 것으로 판단 하여 생략하였기 때문임.

자료:

4) 2009년~현재 표준직업분류 6차에 따름 고용노동부 (고용형태별 근로실태조사), 중소기업중앙회 (중소제조업 직종별 임금조사), 한국은행 (2010년 기준 GD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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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청소노동자들의 고용형태와 문제점 1) 청소직종의 고용형태: 간접고용 청소노동자들은 대부분 용역회사를 통한 간접고용25) 형태의 고용계약을 체 결한다. 이는 원사업자와 용역업체 간 계약이 형성된 후 용역업체가 원사업체 의 현장에서 근무할 청소노동자들과 매년 반복해서 기간제 계약을 체결하는 구조이다.26) 실제 한 언론사가 2011년 1월에 진행한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서울 소재 28개 대학 가운데 용역회사를 통한 간접고용형태를 선택하고 있는 대학은 가톨릭대, 건국대, 경희대, 고려대, 광운대, 덕성여대, 동국대, 동덕여 대, 상명대, 서강대, 서울대, 서울시립대, 서울여대, 성균관대, 성신여대, 세종 대, 숙명여대, 숭실대, 연세대, 이화여대, 중앙대, 한국외국어대, 한성대, 한양 대, 홍익대 등 25곳에 이르렀다. 삼육대와 성공회대는 모두 정규직과 계약직 (1년)이 혼재되어 있고, 서경대는 계약직(6개월) 형태로 청소노동자를 고용하 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27)28)29) 간접고용이 문제가 되는 것은 원 사용자와 용역업체 간의 사용자 분리로 인해 전통적인 고용관계가 그 형태만 남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고용관계는 ① 노동자가 자신의 노동력을 사용자에게 공급하고, 이에 대한 대가로 ② 사 용자는 적절한 임금과 노동조건을 제공하고 부당한 해고로부터 노동자를 보호 함으로써 해당 노동자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것을 전제로 한다. 이는 국제노동

25) 간접고용이란 직접고용과 대치되는 것으로 법률적으로 엄밀한 정의는 아직 없지만, 일반 적으로 파견, 용역, 사내하도급 등과 같이 사용사업주와 고용사업주가 일치하지 않는 고용 형태를 의미한다. 26) 학교, 구청 등 공공부문 비정규직은 대부분 직접고용 기간제인데, 구청은 퇴직금 지급, 무기계약 전환 등을 피하기 위해 1년 미만의 기간제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가 많다고 알 려져 있다(서울지역 비정규직 근로조건 및 생활실태 조사연구, 김유선, 2014). 27) 국민대는 설문의 답변을 거부하였고, 조사도 불가능하여 실태를 파악하지 못하였다고 한 다. 28) “홍익대 76만원, 삼육대 238만원 똑같이 주 40시간 노동...월급은 왜?”,오마이뉴스, 2011.1.24. 참조 29) 서울시립대의 경우 2013년에 학교가 청소노동자를 전원 직접고용으로 전환하였고, 2015년에는 65세 이하에 한해 이들을 서울시 공무직으로 전환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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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구(ILO) 필라델피아선언(ILO, 1944)에서도 확인된 바 있다. ILO는 “노동력 은 상품이 아니다(Labour is not a commodity).”고 선언했다. 하도급 혹은 파견업체가 고용한 노동자를 원도급 업체를 위해 일하게끔 ‘재판매’하는 것은 노동력을 일반 상품처럼 취급하는 행위라 보고 이러한 관행은 금지되어야 한 다고 강조했다(이정희, 2014). 하지만 IMF 외환위기 이후 국내 노동시장에 유연화가 진행되면서 대규모의 인원감축과 함께 많은 영역에서 외주화 및 용 역과 같은 아웃소싱 방식의 간접고용을 통한 인력활용이 이루어지기 시작했 다. 사용자들은 이러한 아웃소싱의 확대는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고 저성장 경제에 대응할 수 있는 유연성을 제고하기 위한 필수적인 변화라고 주장한다 (한국경영자총협회, 2008). 그러나 이러한 변화는 노동자들에게는 고용불안과 열악한 근로환경, 저임금, 정규직과의 차별 등 다양하고 복합적인 문제를 안 겨주고 있어 중요한 사회적 쟁점이 되어왔다. 국내에서 청소용역이 거의 대부분 아웃소싱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국내 노 동시장의 특성에 아웃소싱을 하도록 하는 강력한 유인이 존재한다는 의견이 있다. 기업 내의 인사관리가 직종, 직무 간에 별다른 차등 없이 이루어지면서 핵심업무를 담당하는 노동자들과 동일하게 청소노동자를 포함한 저임금·저숙 련 노동자들에게도 연공적·획일적 임금인상과 기업복지가 이루어지면서 점차 이들에 대한 인건비가 높아졌다. 더구나 우리 노동시장 내에서 대기업과 중소 기업 간의 임금격차가 크기 때문에 대기업의 비핵심업무나 저임금·저숙련으로 평가되는 업무는 아웃소싱화해서 작은 회사를 만들거나 용역업체에 넘기게 되 는 경우 인건비를 크게 줄일 수 있기 때문에 아웃소싱이나 외주화의 강력한 유인이 존재한다는 것이다(배규식, 2015). 사실 아웃소싱은 국내만의 문제는 아니다. 전 세계적으로 비용절감을 목적으로 중·대기업이나 공공기관에서 청 소직을 아웃소싱으로 전환하였고, 특히 영국에서는 공공부문의 청소·경비 등 을 강제경쟁입찰(CCT, compulsory competitive tendering)을 통하여 아웃 소싱하도록 강제하기도 했다.30) 30) 영국은 1988년 지방정부법(Local Goverment Act, 1988)을 시작으로 지방정부는 종 전에 지방정부가 영위하는 용역의 상당 부분에 대하여 외부 사업자가 정기적·강제적으로 경쟁입찰을 통해 위탁을 받을 수 있도록 하여야 하는 의무를 부담하게 되었다. 이러한 제 도를 민간외주 의무제도(compulsory competitive tendering: CCT)라고 부른다(아웃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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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선 등(2012)에 의하면 기업이 아웃소싱을 결정한 경우 대부분 기존 업 무의 폐지와 더불어 이에 종사하던 근로자에 대한 고용관계의 종료가 뒤따르 고, 이는 위탁받은 아웃소싱 업체가 변경되는 경우에도 그러하다. 계약기간 만료 등으로 아웃소싱 업체가 교체되는 경우 새로 위탁받은 업체가 기존 업 체 소속 근로자를 인수하지 않거나 일부만을 인수함으로써 고용관계가 종료되 는 경우가 드물지 않게 일어난다. 청소노동시장에서는 이와 관련해 용역업체 의 변경 때마다 고용승계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게 나타나거나 이를 둘러싼 노사갈등이 발생해 왔다.31) 이러한 고용승계 문제를 포함한 간접고용이 유발 하는 다양한 문제점들은 다음 장에서 알아보도록 하겠다.

2) 간접고용이 가져오는 문제점 (1) 고용승계 대학 청소용역을 포함한 청소용역 일반의 경우, 원사업체가 새로운 용역회 사와 신규계약을 체결하게 되는 경우 기존 근로자들의 고용은 승계되는 것이 관례라고 알려져 있다. 최저임금수준의 일자리이기 때문에 용역업체의 입장에 서 신규로 채용하기보다는 기존 근로자를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채용비용, 업 무교육 등 비용 문제에서 더 유리하기 때문이다.32) ‘공공부문 용역근로자의 근로조건 보호지침’에도 원사업체에서 고용승계 등 을 담보하는 확약서를 내도록 하는 규정이 있다. 그러나 이런 규정은 실제로 잘 이행되지 않고 있다. 2014년 고용노동부에서 시행한 공공부문 용역근로자 근로조건 보호지침 실태조사 결과에 의하면 조사대상 공공부문 용역업체 1,552곳 중 16.6%인 253곳이 원사업체인 공공기관에 고용승계 혹은 4대 보 험 가입 등의 약속 이행을 담보하는 확약서를 내지 않거나 확약서를 낼 때 싱과 고용관계의 법제도 개선방안, 김기선·전형배·최석환, 한국노동연구원, 2012) 31) “서울과기대 청소노동자 ‘고용승계 촉구’”, YTN, 15.01.02, “조선이공대 청소노동자 ‘고 용승계’합의”, 광주인, 15.08.10, “‘고용승계 촉구’ 연세대 청소노동자 무기한 농성”, 연 합뉴스, 15.01.14. 등 다수 32) 연세대 송도캠퍼스와 관련한 분쟁에서는 고용승계를 약속한 용역업체가 청소노동자 1인 당 근로시간을 단축하는 방법으로 인건비를 낮추려고 시도한 것이 원인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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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33) 고용을 승계하고 용역계약기간 중 고용을 유지”한 다는 지침 내용을 포함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34) 2014년 고용노동 부에서 시행한 대학 청소용역 실태조사에 의하면 사립대학의 경우 조사대상 중 28.4%만 고용승계 조항을 명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26.8%만이 근로조건보호 확약서를 제출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35) 이런 사례와 같 이 민간부문의 경우 용역업체가 바뀔 때 고용승계 보장이 없고 특히 노동조 합 관계자는 종종 선별 배제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고용승계가 이루어진다고 해도 퇴사 후 신규채용형식이 되기 때문에 다양 한 위협이 존재한다. 청소노동자들의 계약은 대부분 1년 단위로 체결된다. 1 년간의 고용계약서 상에 3개월을 수습기간으로 두고 부적격자는 채용이 취소 될 수 있다는 조항 등을 둬 청소노동자들이 제대로 된 문제제기를 못하는 경 우도 있다.36) 청소노동자들 가운데 정년 연령(대략 60세)을 넘는 근로자가 적 지 않은데, 이들은 상대적으로 정년에 미달하는 청소노동자들보다 더욱 취약 하여 용역회사 관리자들에게 잘못 보이면, 재계약에서 합법적으로 탈락할 수 도 있고 임금이나 다른 대우에서도 불이익을 받을 수도 있다. 퇴직금 정산방 식도 이러한 계약관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부분이다. 1년 단위로 계약이 갱 신되는 구조 때문에 퇴직금 또한 보통 매년 1회 정산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 다. 따라서 일부 청소노동자들은 용역업체 변경과 무관하게 동일한 사용자의 사업장에서 장기간 근로해도 일반적인 형식의 퇴직금을 받지 못하기도 하며, 용역계약기간 중간에 입사하거나 용역계약이 지연되는 둥 문제가 발생할 경우 1년 미만의 계약을 체결함으로써 동일 사업장에서 계속 근무해도 퇴직금을

33) 공공부문 용역근로자의 고용안정성 강화방안 연구(2014)는 9개 기관에 대한 실태조사를 시행했는데 그 결과 고용승계의 전제조건으로 명시된 ‘특별한 사정’에 대해서는 어느 한 기관도 특성 사유를 구두 혹은 문서로 정리하지 않았다. 구체적인 사례를 일일이 열거할 수 없는 만큼 ‘특별한 사정’이라고만 명시하고 나머지는 발주기관과 업체 간 해석에 맡겨 두는 것이 무난하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특별한 사정에 관한 정부의 구체적인 예시 제시가 필요하다는 강력한 요구도 있었다. 34) 2015년 현재 근로조건 보호 확약서 제출은 94.6%, 고용승계 조항 명시는 86.5% 등으 로 확인되었다(용역근로자 보호지침 실태조사결과, 고용노동부, 2015). 35) 사립대의 경우 ‘용역근로자 근로조건보호지침’이 적용되지 않으므로 지침내용 자체를 인 지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확인되었다(대학 청소용역 실태조사, 고용노동부, 2014). 36) “김태흠 의원이 말하는 ‘고용승계’, 대체 뭔가”, 오마이뉴스, 14.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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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용받지 못하기도 한다.37)

(2) 시중노임단가 2012년 만들어진 ‘용역근로자 근로조건 보호지침’은 예정가격 산정 시 시 중노임단가(제조업 단순노무 종사원)를 적용하라고 하고 있다. 그러나 2015년 고용노동부의 조사결과 중앙정부 공공기관 375곳이 체결한 용역계약 703건 중 45.5%만이 ‘시중노임단가’를 적용한 계약을 맺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기관별로는 자치단체의 준수율이 가장 높았고(57.9%), 그다음으로 중앙행정기 관(52.8%), 교육청(50.0%), 공공기관(41.2%), 지방공기업(36.1%) 순이었다.38) ‘용역근로자 근로조건 보호지침’으로 시중노임단가를 기준하고 있지만 이는 법으로 강제하는 규정이 아니기 때문에 각 기관에서 이를 준수하지 않는다고 해도 특정한 제재를 가하기는 어렵다. 한편으로는 시중노임단가가 간접고용 노동자의 실질임금을 보장하기 위한 정책이기는 하지만 건물 청소노동자에게 제조업 단순노무 종사원의 시중노임단가를 적용하는 것이 적절한가라는 의문 을 낳기도 한다. 2015년 7월, 정부가 공공부문 비정규직 전환 실적을 발표하 면서 시중노임단가를 직종별로 적용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것도 이와 같은 이유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시중노임단가 설계와 무관하게 시중노임단가는 현재 간접고용 시장 에서 유의미한 작용을 하지는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우선 시중노임단가의 공 표시기와 청소용역의 단가 설계시기의 차이로 인해 시중노임단가를 적용한다 고 해도 전년도 기준을 적용하는 경우가 많고, 또한 조달청 입찰방식을 통한 낙찰률39)이 적용되기 때문에 이를 역으로 설계하지 않으면 오히려 시중노임

37) 일부 공공기관 청소노동자의 경우 정부의 회계연도 조정에 따라 1년 미만의 계약이 체 결되면서 퇴직금을 받지 못할 수 있는 상황에 처하기도 했다(“1년 미만 비정규직 퇴직금 대책 마련하라”, 오마이뉴스, 15.01.22). 그 밖에 “퇴직금 떼인 청소노동자들 분통”, 한 겨레, 12.09.26 및 “용역근로자 계약문제로 못받은 퇴직금 원청업체가 지급”, 뉴시스, 12.04.03 참조 38) (예정가격 산정 ) ’15년 시중노임단가 일급 64,150원(시급 8,019원) → (임금지급 시) 시중노임단가에 낙찰률(87.995%) 적용하여 시급 7,056원 39) 각주38)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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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가보다 임금이 낮아지는 경우도 발생하는 문제가 존재할 수 있다. 2015년 의 경우 청소직에 적용될 제조업 단순노무 시중노임단가 인상률(1.7%)은 일반 공공기관 임금인상률 3.8%보다 낮은 반면, 최저임금인상률(7.1%)은 시중노임 단가 인상률보다 높아서 시중노임단가를 정한 취지가 퇴색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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Ⅲ. 대안고용모델 적용 사례분석 및 SWOT분석


1. 대안고용모델 적용 사례분석 2. 각 대안모델에 대한 SWOT분석


Ⅲ. 대안고용모델 적용 사례분석 및 SWOT분석 1. 대안고용모델 적용 사례분석

1) 직접고용: 서울시립대학교, 부산대학교 (1) 형태 현재 청소노동자들을 직접고용형태로 채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대표적 인 현장은 서울시립대학교(이하 ‘시립대’)와 부산대학교(이하 ‘부산대’)이다. 본 연구에서 조사한 결과 두 대학은 공통적으로 직접고용을 시행하고 있지만 구 체적인 성격은 다른 것으로 확인되었다. 서울시립대학교의 직접고용은 서울시 정책의 일환이었다. 2012년 서울시가 추진한 공공부문 비정규직 고용개선 과정에서 간접고용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직접고용 정규직으로 전환하면서 시립대 청소노동자들도 그 대상이 되었다. 이들은 2013년 3월 1차적으로 무기계약직 형태의 직접고용으로 전환되었으 며 2015년 1월 공무직으로 전환되었다. 이 과정에서 공무직의 특성상 청소노 동자들의 정년이 60세로 규정되었고, 청소노동자들의 평균 연령이 50~60대 로 다른 직종보다 높으며 70세까지도 노동을 제공한다는 점을 고려하지 못한 정년 규정이라는 문제제기가 있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시립대는 현재 정 년 이후에도 준공무직이라는 형태로 65세까지 근무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 며, 직접고용 시행 전 고용된 70세 이하 노동자들에게는 클린안전캠퍼스라는 형태로 2018년까지 고용을 보장해 주고 있다. 부산대학교의 직접고용은 간접고용이 불러온 문제들로 인해 시행되게 되었 다. 부산대는 2005년 경비·청소용역업체를 변경했고 이 과정에서 기존 경비· 청소노동자의 고용계약이 해지되었다. 고용계약이 해지된 노동자들과 새로운 용역업체가 고용승계를 놓고 학내에서 맞붙게 되었고, 해당 문제는 각종 농성 과 몸싸움을 넘어 불법파견40) 논란으로 확대되었다. 해당 문제는 노조와 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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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업체가 고용승계 등을 합의하며 마무리되었지만 이후 2009년 부산대가 청 소노동자를 무기계약직 형태의 직접고용으로 전환하는 계기가 되었다.41)

표 [3-1] 서울시립대 및 부산대학교 직접고용 현황 서울시립대학교 시행 시기

2013년 3월 1)

부산대학교 2009년

고용형태

공무직

무기계약직

평균 임금

약 165만원2)

약 169만원5)

인원 및

64명

143명

성별 구성

(남성 37명, 여성 27명)

(남성 53명, 여성 90명)

평균 연령

59.4세

63세 3)

입사 연령

만50세

만45세

정년

60세4)

68세6)

주: 1), 4) 만60세까지는 공무직이며 61~65세까지는 준공무직(촉탁계약직)으로 전환하는 형태 로 형식상 60세까지 정년이지만 65세까지 고용보장 2) 2015년 4~6월까지 3개월간의 세전 평균임금 기준 3) 채용공고일 현재 만 50세 이상 만 60세 미만 기준 5) 상여금 200% 포함 6) 2014년 이전 입사자의 경우 70세까지 정년이며, 2014년 이후 입사자의 경우 68세로 정년 규정

40) 불법파견은 간접고용 현장에서 지속적으로 논란이 되는 문제이다. 하도급이나 용역과 같 은 간접고용의 경우 사용사업주와 고용사업주가 분리된다. 이때 사용사업주는 고용사업주 에 의해 고용된 노동자에게 직접적인 지휘·명령을 행사할 수 없다. 당시 부산대 고용해지 노동자들이 제기한 불법파견 논란은 대학 측이 노동자들에게 지속적인 업무보고를 명하고 지휘·명령의 행사가 가능하도록 근로계약서에 규정되었기 때문이다. 41) 부산대학교의 경우 매년 청소용역업체가 변경됨으로써 대학이 직접고용하는 것으로 볼 수는 없으나 용역직원 대부분이 고용승계가 되고 있어 분쟁 시 대학 측이 직접고용하는 것으로 판단할 소지가 매우 높다고 보았다. 이에 용역직원들의 신분보장(고용승계), 복무, 급여 등 분쟁 발생 시 결과적으로 대학 측이 책임을 져야 한다면, 굳이 청소대행업체를 통하여 용역으로 운영함에 따른 관리비, 이윤, 부가가치세 등을 부담할 필요가 없다고 판 단하여 직접고용을 시행한 것으로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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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장·단점 ① 장점 및 기대효과 직접고용모델의 도입은 단순히 간접고용 비정규직 노동자의 수를 줄이고 비정규직이 가져오는 고용불안과 노동시장의 구조적 문제 해결해야 한다는 당 위적 주장으로부터 기계적으로 귀결되는 결론이 아니다. 오히려, 직접고용모 델은 간접고용에서 발생하는 거래비용을 줄이면서 동시에, 노동자들의 노동환 경 및 지위 개선을 가져오는 사용자-노동자 상생의 경제적 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 우선, 청소노동자 직접고용을 통하여 사용자 측 특히 대학이 얻을 수 있는 장점 및 기대효과는 다음과 같이 정리될 수 있다. 첫째, 비용절감을 기대할 수 있다. ‘서울시 2차 공공부문 비정규직 고용개 선 대책(2012)’에 따르면, 청소 분야를 외주로 돌릴 경우 발생하는 추가경비 (이윤, 일반관리비, 부가세)가 절감되므로 추가 소요예산 없이도 직접고용으로 전환되는 노동자들의 임금을 인상하고 처우를 개선하는 것이 가능하다. 경비 에서 절감되는 부분이 30% 이상이기 때문에 가령 인건비가 16% 인상된다고 해도 단기적인 예산절감 효과를 본다는 것이다. 경희대의 경우를 보면, 2012 년 1월 현재 미화용역인원 134명 및 경비용역인원 6명의 고용을 위한 위탁 업체 계약비용은 61억 4,200만 원인데, 이 중 용역업체의 일반관리비 5%, 회사이윤 5%, 부가가치세 10% 등 간접고용으로 인해 발생하는 연간 총비용 이 5억 1,211만 1,648원에 이르렀다. 매달 청소노동자 1명당 30만 9,267원, 경비노동자 1명당 39만 4,553원의 간접고용 비용이 발생하고 있는 셈이 다.42) 둘째, 학내 청소노동자들이 대학 구성원으로 인정됨에 따른 심리적 안정감 42) 물론 청소노동자들을 학교 측에서 직접관리하게 되면서 이에 따른 비용 발생이 있을 수 있으나, 이에 따른 추가비용의 규모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시립대의 경우, 서울시가 직접고용 노동자 50명당 관리인력 1인으로 산정하면서 증원이 필요해졌지만, 추가인력확 보 및 배치가 어려운 측면이 있어 1명이 지속적으로 담당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사정 을 종합하여 보면, 다른 학교들 또한 추가인력 투입이 필요하지 않거나 1~2명의 추가 인 력 투입으로 관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 큰 비용증가는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서울시립 대 박** 팀장 및 김** 주무관 인터뷰, 15.6.26, 희망제작소 조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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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꼽을 수 있다. 간접고용은 매년 반복되는 계약 갱신으로 고용 불안을 조성 하여 노동자들이 계약 시기가 되면 업무에 집중하기보다는 계약체결에 더 관 심을 기울이게 만들었다. 또한 학교 측과 용역회사라는 이중구조로부터 야기 되는 문제들은 노동자들의 소속감을 낮추고 업무스트레스를 가중시켰다. 하지 만 직접고용이 시행되면 학교의 일원으로서의 소속감을 고취시킬 수 있고 지 휘명령체계 및 의사소통체계의 단일화로 더욱 더 효율적인 업무수행을 이끌어 내며 이는 궁극적으로 업무의 질적 향상을 가져올 수 있을 것이다. 청소노동자 입장에서 직접고용이 가져오는 장점 및 기대효과는 다음과 같 다. 첫째, 직접고용에 의한 고용안정 효과이다. 매년 계약 갱신을 우려하며 용 역업체 변경에 따른 고용승계 문제로 고용불안에 시달린 노동자들에게 대학본 부에 의한 직접고용 실현은 심리적 안정을 가져올 것이다. 둘째, 근로환경 및 임금, 복리후생의 개선이다. 물론 앞서 살펴본 것과 같 이 기대한 만큼 높은 임금인상과 복지의 실현은 어려울 수도 있다. 그러나 실 제로 서울시립대 및 부산대학교 직접고용 청소노동자들의 경우 비록 소폭이지 만 임금인상이 이루어졌고, 연차휴가를 사용할 수 있게 되는 등 복지 부분도 개선되었다. 학교 측에서 절감되는 비용의 상당 부분을 노동자들을 위해 사용 한다면 고용안정과 함께 임금개선까지 이뤄져 노동자들의 만족도는 한층 더 향상될 수 있을 것이다.

② 단점 및 장애요인

대학이 직접고용을 시행하는 데 장애요인 및 발생 가능한 문제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직접고용이 장기적인 비용증가로 이뤄질 것이라는 우려를 전적으로 배제할 수는 없다. 간접고용과 같은 고용유연화 방식의 활용이 증가한 것은 기업이 인건비에 소요되는 고정비용을 낮추고 인력운영의 탄력성을 확보하기 위함이었다. 공공부문에서 비정규직 및 간접고용이 확산된 것 역시 이러한 노 동시장 요인과 함께 공공부문의 정원 제한 및 총액 인건비 제도 등에 따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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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제약 역시 바탕이 되었을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직접고용을 시행할 경 우, 노동자들의 지속적인 임금인상 요구, 호봉제 도입, 복지혜택 확대 등을 불러와 급격한 비용 증대로 대학의 예산운용이 힘들어질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다. 이와 더불어 대학 청소노동자들을 적절한 직종으로 분류하여 차별은 하 지 않되 다른 직종과 차등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대학 내부의 인사관리체제가 확립되어 있지 않아서 자칫 정규직이 된 청소노동자들에게 기존의 대학직원들 과 같은 획일적인 관리에 의한 보너스, 인금인상, 복지혜택 등이 적용된다면, 향후에 청소노동자들의 인건비는 비교적 빠르게 증가하여 최악의 경우 대학 입장에서는 다시 아웃소싱을 통한 용역업체로 전환해야 할 필요성이 발생할 수도 있다. 그러나 현재 직접고용을 시행하고 있는 서울시립대와 부산대 사례에서 추 가적인 비용증가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부산대의 경우 2008년 당시 청소 용역 인원 79명을 기준으로 직접고용 전환 시 소요될 비용을 검토한 결과 연 간 약 3억 2,000만 원의 예산을 절감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43) 서울시 립대도 직접고용 시행 후 4억 5,000만여 원 상당의 비용을 줄였다고 발표한 바 있다.44) 서울시 공공부문 간접고용의 직접고용 정규직화에서 추정된 예산 절감효과와 같이 대학들에서 직접고용을 시행하며 일정 비율의 임금상승이 발 생해도 용역업체에 지급되던 비용의 절감으로 전체 비용은 감소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둘째, 노동조합과 직접 논의를 해야 한다는 점이다. 현재 서울시립대 담당 자가 갖는 고충 중 하나는 청소노동자들과의 직접대면과 협의사항이 너무 많 다는 점뿐만 아니라, 각종 사항에 대한 상부 노동조합의 간섭 등으로 인한 갈 등 발생이었다. 하지만 직접고용 이후 고용이 안정화되고 임금개선, 복리후생 혜택 제공 등이 이루어지자 노조를 이탈하여 무노조 상태로 근무하는 노동자 들의 수도 증가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부산대학교 노동조합 역시 간접고용 시에는 상급단체에 대한 충성도가 매우 높았지만, 직접고용 이후 학교 내 단

43) 경상대학교 청소용역근로자의 근로환경 및 고용형태에 대한 연구보고서(경상대학교, 2015) 참고 44) “직접고용 건국대-서울시립대 살펴보니” 뉴시스, 20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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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노동조합과의 결속은 상대적으로 둔화되었다고 한다.45) 청소노동자 입장에서 직접고용이 가져오는 단점 및 장애요인은 다음과 같 다. 첫째, 정년의 단축이다. 용역업체 고용 당시 노동자들은 보통 70세의 정년 혹은 규정된 정년이 없이 노동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직접고용을 할 경우 서울시립대와 같은 국공립의 경우 공무원에 준하는 정년(60세)이 규정될 가능 성이 높다. 더 나아가, 노조 측과 학교 측의 단체협약을 통해 그 이상의 정년 을 규정하더라도 학교 내 다른 노동자들과의 형평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직접고용 도입 당시 정년을 규정하지 않았던 부산대학교 역시 현재 68세46) 로 정년을 정하고 있다. 청소노동자들은 중·고령자들이 다수 종사하는 업종의 특성상 다른 직군의 정년에 구애받지 않고 탄력적으로 정년을 적용해야 한다 는 입장이지만 그와 같은 정년 규정을 위해서는 다른 직군의 노동자들의 이 해도 필요하며 학교 측의 결단 역시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둘째, 노동조합 이탈 및 조합 간 결속 둔화에 따른 문제이다. 현재의 고용 안정과 임금인상 달성으로 단위노동조합 노동자들의 상급단체 필요성은 상당 히 줄어들 수 있다. 또한 임금협상이나 복지제도의 경우 현재 대표 노동조합 과 학교 혹은 서울시와 같은 상부기관과의 단체협약체결을 통해 정해지고 있 는데 노동조합을 이탈한 노동자는 추후 이와 같은 제도에서 배제될 가능성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서울시립대의 복지포인트 사례를 보면 서울시는 단체 협약 당시 단체협약 대상 지부의 조합원이 아니었다는 이유로 해당 복지혜택 을 제공하지 않고 있다. 이런 조건이 노동조합의 약화를 가져오거나 노동자의 고용상태 악화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점을 노동자들이 고려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47)

45) 경희대학교 미화·경비용역직 고용형태 개선에 관한 연구(사회투자지원재단, 2013) 46) 한국노총 부산대지부장(문경식)에 의하면 부산대는 3년 전부터 학교 측과 정년에 관해 협의해 왔으며, 2015년 현재 2014년 이전 입사자는 70세, 2014년 이후 입사자는 68세 로 정년을 규정했다고 한다. 47) 경희대학교 미화·경비용역직 고용형태 개선에 관한 연구(사회투자지원재단,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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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자회사: 서울메트로환경 (1) 형태 서울메트로환경(이하 ‘메트로환경’)도 서울시립대와 마찬가지로 서울시 비정 규직 대책의 일환으로 서울메트로 청소노동자들의 고용개선을 위해 서울메트 로의 자회사로 설립된 것이다. 2012년 현재 서울시 공공부문의 간접고용 중 청소노동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4,172명(67%)으로 가장 규모가 컸다. 이 중 서울메트로의 청소노동자는 1,469명으로 전체 청소노동자의 35% 이상을 차 지하고 있었다.48) 서울시는 공공부문의 간접고용 비정규직을 직접고용으로 전 환할 때 모두 세 가지 방안49)을 검토하고 있었으며, 그 중 서울메트로환경은 셋째 안인 자회사 형태의 직접고용을 도입하게 되었다.50)

표 [3-2] 서울메트로환경 현황 서울메트로환경 시행시기

2013.5

고용형태

정규직

평균임금

약 166만 원1)

인원 및 성별 구성

1,466명 (남성 209명, 여성 1,247명)2)

평균 연령

59세3)

입사 연령

-

정년

65세

주:

1) 세전 평균임금 기준, 기본급 외 직무수당(연 2,000원씩 상승), 식대, 교통비, 시간외 수당, 야간근로수당으로 구성 2) 현장근무자(역사근무 990명, 기지 429명, 메트로환경 본사 47명)의 규모, 본사 관리인력 15명 3) 중간관리자는 62세

48) 서울시 좋은 일자리 만들기 기본방안 연구(2012) 참고 49) 1안 기관 직접고용, 2안 시설관리공단 사업단 신설 운영, 3안 자회사 직접고용 50) 중앙정부의 공공부문 선진화 정책에 의해 정원 규정, 총액 인건비, 경영평가 지표 등이 간접고용 비정규직을 직접고용으로 전환할 때 기관 직접고용을 하지 못하는 제약요인으로 작용(서울시 좋은 일자리 만들기 기본방안,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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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메트로환경이 청소노동자들을 정규직으로 채용하면서 주간 노동자의 경 우 28만 원, 야간 노동자의 경우 37만 원의 임금인상이 있었다. 임금설계는 서울시의 임금설계51)를 기초로 했고, 이전 용역 당시와 기본급 수준은 비슷 하지만 식대, 교통비 및 직무급수당 등 부가적인 수당을 지급하고 있다. 서울 메트로환경 측에 의하면 자회사 설립 당시 노동자들의 기대치가 높아 임금수 준에 대해서 다소 실망하는 반응이 있었다고는 하나 노동조건은 대체적으로 좋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한다. 또한 휴게실 설치나 정수기 설치 및 세 탁기, 냉장고 등 전자기기를 보급하고 있으며 청소노동자들에 대한 호칭을 바 꾸는 등 노동조건 개선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서울메트로환경의 경우 청소노동자들의 전문성 제고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메트로환경은 노동자들이 청소라는 직무를 잘 분석 하고 개선할 여지를 찾아서 숙련의 요소를 발견하여 숙련도를 높일 수 있도 록 청소를 왜 하는가에 대한 기본적 이해부터 미생물에 대한 교육, 습도, 온 도 변화에 대한 교육, 청소방법·소독업무·위생관리, 화학약품의 성분과 독성 그리고 사용에서의 주의할 점까지 다양한 측면에서 직원 교육을 실시하고 있 다. 이러한 지원과 교육은 직원들 스스로 자신의 직무 내용에 깊이 있는 이해 를 하도록 하고 직무를 통해 기여하는 바의 사회적 의미 등을 통해 자기 업 무에 대해 자부심을 갖고 정성을 들여서 작업하는 것을 통해 업무의 질이 향 상되는 등 긍정적 효과를 낳고 있음이 밝혀졌다.

(2) 장·단점

① 장점 및 기대효과 자회사모델은 그 외형상 현재의 용역계약과 다를 바 없어 보일 수 있다. 오 히려 자회사라는 형식을 통해 더욱 노동자들을 압박하고 대학재단으로 유입되 51) 지방계약법 중소제조업 보통인부 노임단가를 기준으로 87.745% 낙찰률을 적용해 설계 (사다리포럼 1차 발제문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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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수익의 극대화에 치중할 우려도 있다. 따라서 어떤 자회사 구조를 만드느 냐에 따라 노동자들의 고용안정, 처우개선과 함께 지속적으로 안정된 비용구 조를 갖출 수 있다. 여기서는 이상적인 형태의 자회사 구조를 가정하고 대학 입장에서 청소노동자 자회사모델의 도입이 가져오는 장점 및 기대효과를 다음 과 같이 정리해 보고자 한다. 첫째, 비용절감을 기대할 수 있다. 자회사는 직접고용과 달리 10%의 부가 세 지출은 필요하다. 그러나 사립대학들이 기존에 보유한 자회사의 시스템을 차용하거나 적절한 내부인력을 활용한다면 일반관리비를 낮출 수 있고, 용역 회사에 이윤으로 주어지는 비용 역시 추가적으로 지출되지 않아 부가세 외의 지출비용 절감으로 추가 소요예산을 크게 책정하지 않고 자회사 내 청소노동 자들의 임금인상 및 처우 개선이 가능할 수 있다. 둘째, 영역의 확장 가능성이다. 자회사는 대학 본부나 재단에 구속되지 않 고 비교적 독립적으로 자유로운 임금구조와 정년 설계 및 복리후생제도 설계 가 가능하다. 현재 대학에는 청소노동자 외에 다양한 유형의 비정규직 노동자 및 간접고용 노동자들이 존재한다. 이러한 고용상황은 대학재단 내의 다른 영 역에도 유사하게 나타난다. 따라서 청소와 같이 상시적 업무에 사용하는 인력 에 대해서는 청소직무에 맞는 적절한 임금·정년·복지구조 아래 자회사로 편입 하여 고용안정을 확보하고 동시에 관리비용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방안은 대학에서 직접고용하는 경우 우려할 수 있는 청소노동자들과 일반 대 학직원들과의 차등적 관리 곤란으로 청소노동과 같은 비교적 저숙련 노동자들 의 임금이나 인건비가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것도 막을 수 있다. 또한 비정규 직의 정규직화를 통해 대학 본연의 사회적 책임을 도모하고 추후 대학의 사 회적 책임에 대한 활동을 전개하는 데 해당 자회사를 활용하는 방안도 고려 할 수 있다. 청소노동자 입장에서 자회사모델의 도입이 가져오는 장점 및 기대효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고용 안정성의 제고이다. 자회사에 의한 고용형태는 대학 본부의 직 접고용보다는 한 단계를 더 거치는 형태인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대학이 청 소자회사를 통해 단순한 비용절감을 추구하지 않고 적절한 비용을 지출하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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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의 청소서비스의 질을 보장받기 위해서 청소노동자의 고용안정 및 근로조 건 개선을 주요 목표로 하는 자회사를 도입한다면, 해당 청소자회사가 지속적 으로 대학의 청소업무를 전담한다는 전제 하에 청소노동자들은 자회사의 정규 직원으로서 현재의 용역계약 형태에 비하여 월등한 고용안정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둘째, 근로조건의 개선 및 전문성의 제고이다. 자회사를 도입하면서 절감된 비용으로 노동자들의 근로환경 및 임금, 복리후생을 개선할 수 있다. 위 서울 메트로환경의 사례에서 확인할 수 있듯 자회사 전환 후 노동자들을 위한 휴 게실 재정비, 호칭변경, 임금인상 등 실질적인 근로조건의 개선이 이루어졌다. 또한 ‘청소’라는 전문영역을 갖춘 자회사로서, 해당 영역에서 노동자들 스스로 자신의 업무가 허드렛일이 아닌 중요 업무로 인식하여 자부심을 갖고 숙련을 함양할 수 있도록 상호 지원과 노력이 이루어짐으로써 보다 숙련된 노동으로 성장할 수 있는 것이다. 셋째, 청소노동자들의 소속감이 분명해지면서 나름대로 정체성을 갖게 되 고, 서울메트로 직원들이나 주변으로부터 인정을 받게 되었다. 이것이 청소노 동자들에게는 심리적 만족감과 존재감을 갖게 하여 이런 측면이 역으로 청소 에 대한 교육과 결합되면서 청소노동자들이 그동안의 소극적인 태도에서 보다 긍정적이고 적극적이며, 주체적인 입장을 갖도록 하는 데 크게 도움이 될 수 있다.

② 단점 및 장애요인 자회사모델의 도입이 가져올 수 있는 단점 및 장애요인을 대학의 입장에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직접고용 방안과 같은 정도는 아니나 일정 수준의 비용증가에 대한 우려는 배제할 수 없다. 자회사로의 전환 초기단계에서는 용역회사에 지출되 는 이윤 및 일반관리비 영역의 비용이 절감됨으로써 해당 절감분을 노동자들 의 노동환경 개선에 무리 없이 활용할 수 있는 여력을 확보할 수 있다. 하지 만 자회사모델 역시 지속적인 노동자들의 임금인상, 복지혜택 확대 요구와 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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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뜨릴 수 있다. 직무급제의 임금이 설계된다고 해도 최소한의 임금 상승은 동반할 수밖에 없다. 즉 이런 점은 용역계약에서도 마찬가지지만 노동자들의 임금을 포함한 총비용은 매년 최저임금상승, 물가상승 등을 고려하여 어느 정 도는 상승할 수 있다는 것을 예정하지 않는다면 지속가능한 자회사 운영은 어려워질 수도 있다. 서울메트로환경의 사례에서도 이러한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서울메트로환경 은 초기 자회사 전환 당시 16% 정도 임금인상이 이루어졌으나, 작년에는 4% 정도의 임금인상이 이루어졌다. 자회사 형태를 유지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임 금인상폭을 높일 수는 없다는 것이 서울메트로환경의 입장이다. 따라서 현재 서울메트로환경의 경우 노동조합과 적절한 임금인상에 대해 다양하게 논의 중 이다. 용역계약이 갖는 1년이라는 단기적 관계가 아닌 자회사 아래의 장기적 노사관계로 노사관계의 성격도 달라짐에 따라, 노사가 훨씬 더 장기적 관점의 전략을 가진다면 매년 큰 폭의 임금인상에만 치중하지 않고 지속가능한 미래 를 설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둘째, 장기적인 계약관계를 맺을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이다. A대학의 경우 자회사에 청소용역을 주고 10년 정도의 계약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기타 제 재조치를 받은 적이 없다고 하지만, B대학의 경우에는 한 청소용역업체와의 장기적인 계약에 대해 교육부의 권고를 받아 공개경쟁입찰제도를 시행하게 되 었다. 만약 청소노동자들의 고용안정과 노동환경 개선이라는 사회적 책임을 골자로 한 자회사가 설립된다고 했을 때, 상위 기관의 제재 및 정책변화나 기 타 주변적 요인으로 장기적인 계약관계를 형성하지 못하고 공개경쟁입찰을 도 입해야 한다거나 업체 변경 요구가 발생한다면 자회사의 기본적 설립목표에 부합하지 않을 뿐더러 저비용에 매몰될 여지도 생길 수 있다. 따라서 투명한 경영이 담보되고 노동자들의 노동시장에서의 지위를 개선할 수 있다면, 학교 본부만이 아니라 외부에서도 청소 자회사에 대한 장기적인 계약관계를 충분히 보장할 수 있는 제도적 환경을 제공해야 할 것이다. 셋째, 청소자회사를 설립한다고 하더라도 청소자회사를 설립하는 원사용자 (대학)가 용역업체와 다름없이 비용에 대한 통제 또는 복잡할 수 있는 노사관 계에서 책임회피를 한다거나 청소자회사의 경영진에 책임이나 소명감이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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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이 임명되는 경우 대학으로서도 자회사가 가질 수 있는 장점을 살리 지 못할 수 있다. 청소자회사를 통해 비용은 비용대로 지출하면서도 청소서비 스가 개선되지 않고 노사관계가 복잡하게 꼬일 수 있기 때문이다. 청소노동자의 입장에서 자회사모델의 단점 및 장애요인은 다음과 같다. 첫째, 노동자들에게는 여전히 간접고용형태로 느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즉 노동자들은 자회사의 정규직원이라고 해도 학교 본부에서 직접 고용한 형태가 아니라는 점에서 고용불안을 느끼고, 자회사 방안 자체를 직접고용을 회피하 는 수단으로 여길 수 있다. 그러나 서울메트로환경의 사례를 보면 높은 고용 안정성이 확보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용역계약을 시행하던 때는 체계적인 인사관리도 부족하고 현장 관리자에 의한 비공식적, 임의적 관리로 인해 노동 자들의 고용이 좌우되기도 했었다. 그러나 자회사 전환 후 한층 더 체계적인 인사관리를 통해 현장의 자의적인 해고 관행도 개선되었고, 노동자들에 대한 관리자들의 긍정적 시각 아래 같은 회사 사원으로서의 존중과 업무 수행이 탁월한 청소노동자 중 여성 관리자를 발탁하는 일 등이 이루어지면서 노동자 들 스스로 발전 가능성을 확인함과 동시에 자존감을 향상하고, 고용안정을 느 끼며 스스로 노력하는 변화가 나타났으며, 이는 이직률 저하로 연결되었다고 한다(조성재 등, 2014:92). 둘째,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임금인상 및 노동조건의 개선이다. 직접고용 또는 자회사로 고용방식을 전환하게 될 경우 노동자들은 용역관계에서 지급되 는 비용이 일부 사라짐에 따라 이것이 자신들의 임금인상 등으로 이어질 것 이라고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임금이 기대만큼 높아지지 않았을 때 노동자들의 만족도는 떨어지게 된다.52) 그리고 이는 대안고용모델이 크게 실효가 없다는 인식으로 이어지며 고용모델의 장점을 살리는 데 장애가 될

52) 「공공부문 용역근로자의 고용안정성 강화 방안 연구(2014)」에 의하면 메트로환경의 경 우 자회서 전환 이전과 비교할 때 임금은 연차수당을 다 포함하면 주간조는 월 28만 원, 야간조는 월 37만 원 인상되었다. 따라서 역사 부문은 주간이 월 161만 원, 야간은 월 181만 원을 받으며, 전동차 부문은 월 179만 원, 건물 부문은 월 161만 원을 받는다. 위 실태조사 과정에서 이루어진 면담에 의하면 임금총액의 인상은 가시적인 성과임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노동자들의 만족도는 예상보다 높지 않다고 한다. 이러한 현상은 자 회사 전환 발표 이후 임금 기대수준이 현재 지급수준보다 높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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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있다. 얼마가 적정한 임금인가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논란의 여지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자회사로의 전환을 통해 고용안정성을 확보하고 어느 정도의 임금인상과 노동조건 개선이 이루어지고 노사 간에 보다 장기적인 관점으로 관계를 형성해 나갈 수 있다는 점 등 긍정적인 요소도 있는 만큼 노동자들의 전략적인 고민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셋째, 청소용역이 청소자회사로 전환된다고 하더라도 원사용자(대학)나 자회 사 경영진이 비용절감을 강조하거나, 관료적인 방식에 의한 통제 위주로 청소 노동자들을 관리하면 청소용역 시절과 별다른 차이가 발생하지 않을 수 있다. 이런 측면에서 원사용자나 자회사 경영진이 청소노동자들을 대학의 유지에서 필수적인 청소라는 상시적 업무를 수행하는 중요한 노동자집단임을 인정하고 그들을 통제의 대상으로 여기기보다는 스스로 일하고 잘 할 수 있는 주체로 인정하고 이를 어떻게 키울 것인가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 다. 경영진이 이런 시각에서 접근하지 않는 한, 청소자회사로 전환한다고 하 더라도 별다른 변화가 나타나지 않을 것이다.

3) 사회적기업: 푸른환경코리아-성공회대학교 (1) 형태 푸른환경코리아(이하 ‘푸른환경’)는 1994년 설립되었으며 지역사회단체인 자활후견기관과 함께 노동자협동조합의 형태로 시작하였다. 현재 철도역사 및 대학을 비롯한 학교 건물, 병원, 리조트, 빌딩 등에 시설관리와 미화·경비 등 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건물관리 분야로서는 고용노동부로부터 최초로 인증 받은 사회적기업이다. 2003년부터 성공회대학교와 청소용역계약을 맺고 있으며 2013년에는 5년간의 장기계약을 체결하기도 하였다. 푸른환경의 가장 큰 특징은 일반 용역업체처럼 청소노동자를 기간제 계약직으로 고용하지 않고 모두 푸른환경의 정규직원으로 채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들 중 우수사원에 게는 해외여행을 보내 주기도 하고 작업복 비용을 합리적으로 인상하는 등 노동자들의 복지와 근로조건 개선을 위해 힘쓰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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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환경의 인력시스템 및 관리시스템에 대해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현장 관리에 있어서는 노동자들 중에 반장을 두고 규모에 따라 청소업무를 하지 않고 관리업무만 수행하는 소장, 팀장이 있는 경우도 있었다. 용역업체의 경 우 관리소장의 권한남용이 문제가 되는 경우가 많았다. 이에 푸른환경은 노동 자와 관리소장, 푸른환경 간의 의사통로를 열어놓고 민주적 의사결정 구조가 형성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이 밖에 청소노동의 특성상 작업강도에 따 라 노동자들의 불만이 제기될 수 있기 때문에 작업장 배치와 관련해서는 성 공회대학과 같이 큰 규모가 아닌 경우 문제 발생의 여지가 적지만, 코레일과 같이 규모가 클 경우 노동자들의 의사를 반영해서 합리적인 로테이션을 수립 하기 위해 노력한다고 밝혔다. 청소노동이라는 직종의 노동환경 자체가 기본적으로 열악하고 저임금인 만 큼 노동자들은 2만~3만 원이라도 임금이 높은 곳으로 이직하는 등 노동시장 자체의 불안정성이 높다. 푸른환경의 경우 이 점을 중요하게 생각하여 노동자 들에게 좋은 일자리, 오래 일할 수 있고 안정적인 일자리를 어떻게 만들어갈 수 있을지에 대해 기업 차원의 고민이 깊다고 하였다. 노동자들과 함께 민주 적인 시스템을 만들어가는 방안을 생각하고, 노동자들이 그리는 좋은 일자리 에 대해 함께 의견을 주고받으며, 직업인으로서의 자존감과 자부심을 고양하 기 위해 청소품질의 향상을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다는 점에서, 사회적기업이 지향하는 가치와 이것이 제대로 안착되었을 때 가져올 수 있는 긍정적인 변 화 등을 사회적기업모델을 청소노동시장에 도입하고자 할 때 주요한 고려사항 으로 삼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53) 푸른환경코리아 대표이사 정** 인터뷰, 15.7.30 (희망제작소 임주환, 조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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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3-3] 성공회대-푸른환경코리아 현황 성공회대-푸른환경코리아 1)

시행시기

2003년

고용형태

용역2)

평균임금

약 140만 원

인원 및 성별 구 성

21명 (남성 7명, 여성 14명)

평균 연령

59세

입사 연령

-

정년

65세3)

주:

1) 초기에는 수의계약 형태였으나 현재는 입찰형태로 계약체결 2) 청소노동자들과 성공회대는 간접고용의 관계를 맺고 있으며, 청소노동자들은 성공회 대 용역업체인 사회적기업 푸른환경코리아의 정규직원으로 소속되어 있음. 3) 취업규칙상 65세로 정해져 있지만 65세 이상 근로자도 있음.

(2) 장·단점 ① 장점 및 기대효과 사회적기업은 그 본질상 노동기본권 보장, 고용안정, 노동조건 등에서 일반 용역업체보다 우수하다. 이러한 특성의 사회적기업을 청소용역업체로 도입했 을 때 대학의 입장에서 얻을 수 있는 장점 및 기대효과는 다음과 같이 정리 될 수 있다. 첫째, 직접고용에서 발생하는 비용증가 우려를 피할 수 있다는 점이다. 직 접고용의 도입에 있어 사용자 측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노동자들이 직접고용 전환 후 일정 기간이 지난 뒤 노동조합과 함께 단체협약 또는 임금협상 시 기존의 직원들과 동일한 복지 제공, 유사한 임금 지급을 요구할 것이라는 점 이다. 하지만 사회적기업모델을 도입할 경우 사회적기업 역시 지속적인 계약 관계 형성을 위해 합리적인 선에서 협의과정을 가져갈 것이고, 용역대금 내에 서 소속 노동자들에게 임금 지급 및 복지 제공이 이루어지므로 대학은 적절 한 용역대금만 고려하면 되고 지속적인 임금인상 등에 대한 부담을 줄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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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다. 둘째, 노동자들과의 직접적인 갈등 해결 과정을 피할 수 있다. 사회적기업 은 소속 노동자들의 노동환경을 개선하고자 하고 비교적 합리적인 임금을 지 급하고 있어 다른 용역업체들에 비하여 노동자들의 만족도를 제고할 수 있다. 따라서 사회적기업모델의 도입은 노동자들이 자신들의 처우개선을 위해 대학 에 직접적으로 강경하게 시도하던 파업 및 농성방식을 완화하고 대학 측과 사회적기업, 노동자 간에 보다 합리적인 협의과정의 도입과 긍정적인 관계형 성을 시도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청소노동자 입장에서 사회적기업모델의 장점 및 기대효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근로조건의 개선과 고용안정성의 확보를 들 수 있다. 사회적기업은 노동자들이 주인의식을 함양하고 적절한 노동의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도록 노력한다. 사회적기업모델의 사례가 된 푸른환경코리아(이하 ‘푸른환경’)도 이 러한 특성을 갖고 노동자들을 모두 정규직원으로 채용하며 이들이 업무현장에 서 한층 더 나은 근로환경을 누릴 수 있도록 제반시설을 제공하고 지속적으 로 기업 차원에서 좋은 일자리로 만들어 나가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 고 있다. 또한 푸른환경 차원에서 청소노동자들을 모두 자사 정규직원으로 채 용하고 있기 때문에 용역업체 변경 등이 발생해도 푸른환경이 계약을 맺고 있는 다른 현장으로 이동이 가능해 급작스런 고용불안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 다. 둘째, 노동자로서의 자존감 및 자부심을 고양할 수 있다. 사회적기업에 소 속된 이들은 더 이상 단기간의 계약에 종속된 일반 용역업체의 노동자가 아 니다. 사회적 목적을 갖고 일자리나 사회서비스를 제공하여 지역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등 사회적 목적 추구라는 정체성을 가진 사회적기업은 그들 구 성원들과 협력기관들로 하여금 긍정적 인식을 심어 준다. 민주적인 시스템을 갖추고 노동자로서의 인격적 존중이 이루어지는 기업문화 내에서 노동자들은 그간 경험하지 못했던 자존감을 얻게 되고 이는 그간 용역업체에서 느끼지 못했던 차별적인 사회적 자존감을 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경험은 노동자들이 자신의 업무에 애착을 갖게 하여 업무효과 향상으로 이어 져 사회적기업과 계약을 맺는 대학 측에도 긍정적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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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단점 및 장애요인 사회적기업모델의 도입이 가져올 수 있는 단점 및 장애요인을 대학의 입장 에서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지속적인 거래비용의 발생이다. 사회적기업이라고 해도 대학 측과의 계약체결 형태는 현재의 용역업체들의 방식과 다르지 않다. 시장가치에 맞춰 적절한 용역비용을 지급해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대학에서는 일반관리비, 이 윤, 부가세 등의 지출이 용역비용에 포함되고 직접고용이나 자회사와 달리 거 래비용절감 효과는 누릴 수 없게 된다. 다만 직접고용모델에서 우려하는 지속 적인 임금인상, 기존직원들과의 동일한 복지제도 요구 등으로 말미암은 장기 적인 비용증가에 대한 걱정까지는 이어지지 않더라도 현재 규모의 유지는 감 수해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비용절감을 목적으로 한다면 사회적기업의 도입 은 적절하지 않을 수 있다. 둘째, 검증된 사회적기업 발굴이 어렵다는 점이다. 대학에서 용역의 대안적 모델로 사회적기업을 도입한다는 것은 노동자와 공생하는 사회적경제 시스템 을 일정부분 받아들인다는 것이고 따라서 검증된 건강한 사회적기업과의 관계 형성이 필요하다. 외형만 사회적기업이고 운영시스템은 일반 용역업체와 다를 바 없다면 대학에서 사회적기업모델 도입을 통해 지향하고자 하는 가치가 무 너질 수 있다. 사회적기업모델의 도입이 최고 교육기관의 하나인 대학이 일정 부분 사회적 책임을 지겠다는 의지가 발현된 것으로 판단할 때, 건강한 사회 적경제와 노동시장의 조성을 위해서도 건강한 사회적기업과의 계약체결이 이 루어질 수 있도록 검증하는 절차가 제대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셋째, 장기적인 계약관계 형성이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이다. 푸른환경코리아 는 성공회대와 수의계약 형태로 장기적인 관계를 이어왔다. 이 과정에서 강력 한 제재는 아니었지만 교육부의 지적이 있었고 이에 공개경쟁입찰제도 형태를 도입했다고 한다. 그러나 공개경쟁입찰제도는 최저가입찰을 전제하고 있어 사 회적기업모델 도입의 본질을 훼손할 수 있다. 이에 제도적 차원에서 이러한 부분에 대한 보완이 필요하다. 코레일의 경우 사회적기업 제한입찰을 시행한 적이 있다. 이는 용역업체들이 낙찰을 위해 무분별하게 용역단가를 인하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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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고스란히 노동자들의 임금 하락으로 이어지는 문제를 방지하는 한 방 법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청소노동자의 입장에서 사회적기업모델의 단점 및 장애요인은 다음과 같다. 첫째, 대학 측과 마찬가지로 검증된 사회적기업을 찾기 어렵다는 것이다. 특정한 영역의 업무를 수행하는 사회적기업이란 것을 알고 노동자가 그 곳에 진입했을 때는 업무뿐만 아니라 사회적기업에 대한 긍정적인 생각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그러나 제대로 된 사회적기업이 아니라면 노동자는 일반적인 용역회사와 다를 바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 이는 사회적 불신을 낳게 되고 사회적경제 형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대학과 노동자들 모 두 신뢰할 수 있는 적절한 검증절차와 정보제공 등의 지원이 뒷받침되어야 할 것이다. 둘째, 사회적기업에 대한 인식 부족이다. 사람들이 기본적으로 인식하고 있 는 기업이라 함은 소유자와 주주, 노동자의 경계가 분명하며 이윤을 추구하는 조직이다. 그러나 사회적기업은 사회서비스를 제공하고 취약계층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등 사회적 목적을 추구하는 조직이란 점에서 차이가 있다. 즉 ‘내가 소속한 사회적 기업은 나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기 위해 만들어진 기업’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사회적기업에 대한 인식이 너무 낮기 때문에54) 사회적기업에 속하는 것 자체가 낯설고 불편한 경험이 될 수 있다. 푸른환경코리아 역시 이러한 고충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그들은 사회적기 업이 일반 용역회사와 차별화될 수 있는 점이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부터 노 동자들에게 어떻게 인식될 수 있을 것인지, 함께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가는 방법은 무엇인지를 고민하고 있었다.55) 하지만 수동적인 피고용인으로 위치해 온 노동자들에게는 사회적기업의 일원으로서의 자발성 역시 어려운 과제가 될 수 있다. 따라서 사회적기업에 대한 인식 제고와 노동자들에 대한 교육 및 지 속적인 참여가 이루어질 수 있는 시스템의 확충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54) ‘사회적기업 육성 부산네트워크’에서 진행한 설문조사(부산 거주 만 19세 이상의 남녀 500명, 일대일 개별면접조사)에 따르면 ‘사회적기업에 대해 들어본 적이 없다’라고 답한 비율이 70.2%로 나타났다(“사회적기업, 이미지는 좋은데 접할 기회 적어”, 오마이뉴스, 15.01.22). 55) 푸른환경코리아 대표이사 정** 인터뷰, 15.7.30 (희망제작소 임주환, 조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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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협동조합: 클린광산협동조합 (1) 형태 ‘공공서비스를 사회적경제 영역과 접목한 한국형 사회적경제모델(희망제작 소)’로 평가받고 있는 클린광산협동조합(이하 ‘클린광산’)은 광주에서 청소를 대행하던 한 청소용역업체에 소속되었던 청소노동자 16명이 2012년 12월 창 립한 전국 최초의 청소노동자협동조합이다. 이들은 소속되어 있던 용역업체의 폐업으로 실직자로 내몰릴 위기에 처하면서 안정된 일자리를 만드는 것을 목 적으로 협동조합을 설립하게 되었다. 그리고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구청과 직접계약을 맺은 협동조합이 되었다.

표 [3-4] 클린광산협동조합 현황 클린광산협동조합 시행 시기

2012년 12월 21일 창립

고용형태

조합원으로 구성

평균 임금

월 210만~220만 원

인원 및 성별 구성

2013년 기준 17명 (조합원 13명, 직원 4명)

평균 연령

-

입사 연령

-

정년

-

지난 2012년 11월, 광산구의 생활폐기물 수거·운반을 대행하던 한 민간 위탁업체에서 일하던 청소노동자들은 열악한 근로조건 개선 등을 요구하며 노 동조합을 결성하였고 사측과 수차례 교섭을 벌였지만 별 소득이 없었다. 협상 에 진척이 없자 사측은 일방적으로 폐업 신고를 했고 근로계약 해지를 통보 했다. 노사분쟁 중 일자리를 잃은 노동자들은 해당 업체와 지자체를 상대로 복직이나 고용승계, 직접고용 등을 요구하는 복직투쟁을 벌일 수밖에 없었다. 그 사이 생활쓰레기는 방치되고 민원은 쏟아졌다. 노동자들이 광산구와 협의 하는 과정에서 복직투쟁 대신 ‘협동조합’을 선택하면서 매듭은 쉽게 풀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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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산구도 차량 무상임대 및 폐업 업체가 담당했던 구역을 클린광산에 맡기기 로 하는 등 협동조합 설립에 힘을 보탰다.56) 협동조합 설립 및 업무 개시 이후 조합에서 나타난 가장 큰 변화는 임금인 상을 들 수 있다. 동종업계의 급여 수준이 160만~170만 원 수준인 데 비해, 동일노동 동일임금을 급여원칙으로 정한 클린광산의 임금은 210만~220만 원 수준이다. 이는 이전 용역업체에 비해 25% 정도 인상된 것이라고 한다. 그리 고 작업장비의 지급이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업무배치 역시 조합원들의 논의를 통해서 이루어지고 있다. 각종 상해보험과 자동차보험의 가입을 통해 서 업무 특성상 갖게 되는 위험에 공동으로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춤으로 써 노동환경 개선이 이루어졌으며 직무 안정성도 높아지게 되었다.57)

(2) 장·단점 ① 장점 및 기대효과 협동조합은 소생산자나 소비자가 서로 협력하여 상호복리를 도모할 목적으 로 공동출자하여 형성된 기업이다. 따라서 직접적 목적은 영리보다는 경제활 동에 있어 조합원들의 상호부조에 있다. 이러한 특성을 갖는 청소노동자협동 조합을 도입할 때 대학이 얻을 수 있는 장점 및 기대효과는 다음과 같이 정 리될 수 있다. 첫째, ‘사회적기업모델’과 마찬가지로 직접고용에서 발생하는 비용증가 우려 를 피할 수 있다. 협동조합의 기본적 특성상 이는 대학과 청소용역 계약을 체 결하는 단일한 사업체로 인지될 수 있다. 따라서 기존 용역업체들이 관리비 명목으로 취득하던 용역대금 일부는 고스란히 협동조합과 조합원들을 위해 지 출될 수 있는 것이다. 이를 통해 노동자들의 노동환경을 개선하고 임금을 일 부 인상할 수 있을 것이다. 직접고용모델에서 우려하는 지속적인 임금인상 요 구 등은 협동조합의 지속가능성을 위해서라도 무리하게 시도하지 않을 가능성

56) “‘폐업’ 청소업체의 변신, 일 더 편해지고 월급 더 오르고”, 오마이뉴스, 15.05.14 57) 경희대학교 미화·경비용역직 고용형태 개선에 관한 연구 (사회투자지원재단,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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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높기 때문에 장기적인 비용증가 우려는 직접고용모델보다 낮을 것이다. 둘째, 대학과 청소노동자협동조합 간에 장기적인 관계를 구축할 수 있다. 대학은 상급 노동조합 등과의 마찰 또는 협의과정의 난항으로 인한 노동자 파업 등에 대한 우려를 줄이고, 비용 측면에서도 예측 가능성을 담보할 수 있 는 안정적인 관계를 형성하고자 하는 유인을 가진다. 협동조합은 조합 구성원 들의 고용 안정성을 높이고 노동환경 개선 및 안정적인 임금인상과 지급을 시행하며 노동자들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서 공정한 노무관리를 시행하고 대 학 측과도 유화적이고 합리적인 관계를 형성하고자 노력할 것이다. 이와 같은 방향으로 대학과 협동조합이 상호 목적하는 바가 맞닿게 되면서 갈등을 완화 하고 매개체 없이 직접 협의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져 효과적이고 장기적 인 관계구축이 가능해 질 수 있다. 청소노동자 입장에서 협동조합모델의 장점 및 기대효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고용안정성의 확보를 들 수 있다. 협동조합은 오롯이 조합원들만의 것이다. 대학과의 장기적인 계약체결이 가능하다면 협동조합원으로서 무엇보 다 확실한 고용보장을 얻게 된다. 노동자들은 용역계약 당시 매년 재계약을 해야 하는 불안감과 고용승계, 해고, 현장관리자의 권한남용 우려에서 벗어나 게 된다. 그리고 나아가 조합원들만의 조직으로서 어떻게 운영하느냐에 따라 다른 기관 및 단체 등과도 계약을 맺는 등 더 큰 사업체로 성장할 가능성도 갖고 있다. 둘째, 노동환경의 개선 및 숙련도 제고가 이루어질 수 있다. 직접고용 방안 및 자회사 방안과 마찬가지로 협동조합 방안 역시 기존 용역업체로 지출되던 이윤 및 일반관리비, 부가세 등을 협동조합 측의 몫으로 가져갈 수 있다. 부 가세 지출은 이루어지겠지만 기타 이윤 및 일반관리비 상당의 비용은 협동조 합 차원에서 조합원들의 임금인상 및 노동환경 개선비용으로 활용할 수 있다. 또한 협동조합 구성원들 간에 자주적인 절차와 관리가 이루어질 수 있으며 자신들의 사업체로서 협동조합을 인지하고 이의 발전을 도모할 수 있다. 발전 의 수단으로는 청소노동자협동조합이라는 특정 영역의 전문가로서의 숙련도 제고를 위한 교육을 자체적으로 시행하는 등의 방안이 있을 것이다. 협동조합 모델은 노동자들에게 사용자 또는 용역업체에 휘둘리지 않고 자체적으로 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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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의 당당한 구성원으로 설 수 있는 방안이 되어 줄 것이다.

② 단점 및 장애요인 협동조합모델이 가져올 수 있는 단점 및 장애요인을 대학의 입장에서 정리 해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사회적기업모델’이 검증된 사회적기업을 발굴하기가 어려운 것이 장 애요인이라면, ‘협동조합모델’은 노동자들의 자주적인 관리 및 운영방식이 검 증되지 않았다는 것이 문제가 될 수 있다. 이는 청소노동자들이 협동조합모델 에 대해 가질 수 있는 장애요인과도 맞닿는다. 협동조합이 많이 낯선 상황에 서 조합 내의 노동자들이 각각 관리·운영 등의 역할을 분담하는 것은 노동자 들에게도 부담이 될 수 있고, 대학 측도 이러한 조직이 잘 운영될 것인지와 얼마나 지속될 수 있을지에 대해 의구심을 품을 수 있다. 이는 협동조합모델 의 도입 단계에서부터 문제가 될 수 있으며, 도입 후에도 지속적으로 운영상 의 결함 등 문제의 소지를 낳을 수 있다. 따라서 협동조합 운영 경험이 있는 인력을 대학과 협동조합이 함께 확보하고, 협동조합을 지원하는 다양한 외부 기관으로부터의 도움을 통해 협동조합의 설립부터 정착단계에 이르기까지의 방안을 수립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둘째, ‘사회적기업모델’과 마찬가지로 관리비, 이윤, 부가가치세 등의 비용 이 지속적으로 발생한다는 점이다. 따라서 대학이 비용절감을 목적으로 협동 조합을 도입하는 것은 바람직한 방향이 아니다. 하지만 이러한 부분은 대학이 ‘직접고용모델’을 선택하지 않는 한 그 외의 어떤 모델에서든 발생하는 것이 기에 감수해야 할 사항라고 판단된다. 다만, 대학과 협동조합의 결합이 청소 노동자들의 노동환경 개선과 처우 향상에 효과적이고 상생하는 구조가 된다면 긍정적인 사회적경제모델의 확산을 위해 부가가치세 등을 법률적으로 조정할 수도 있을 것이다. 청소노동자의 입장에서 협동조합모델의 단점 및 장애요인은 다음과 같다. 첫째, 장기적인 계약관계 형성에 대한 우려이다. 앞서 설명한 자회사의 경 우 대학 측의 자본출자에 기초하여 청소를 전담한 회사를 설립한 것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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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계약을 체결하지 못하는 것은 대학 측에 다소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하지만 이와 반대로 노동자들의 조합비로 구성되는 협동조합의 경우, 장기계약 체결의 어려움은 고스란히 협동조합의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여지가 크다. 따라서 협동조합은 대학과의 관계 지속을 위해 계속해서 노력해야 할 필요가 있다. 다만 협동조합 형태의 청소회사가 사회적으로 볼 때 비교적 인 식과 처우가 낮은 청소라는 취약한 직종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의 자주적인 경 제활동을 기초로 이루어졌다는 점과, 대학이 일반 용역회사가 아닌 협동조합 과 계약관계를 형성하는 것은 이것이 비록 경제성을 최우선으로 담보하지는 못하더라도 대학과 사회적 경제의 공생사례로 볼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여 제도적으로 이들의 계약관계가 안정적으로 형성될 수 있도록 지원할 필요성이 있어 보인다. 둘째, 협동조합 창립 및 운영에 애로사항이 클 수 있다는 점이다. 국내의 경우 2012년 협동조합기본법이 시행되며 금융 분야 외의 모든 분야에서 협동 조합 설립이 가능하게 되었다. 즉 협동조합 자체의 역사는 길다고 할지라도 전문가들이 아닌 일반인들이 협동조합을 이해하고 시도하기에는 아직 그 인식 수준이 낮을 수 있다. 협동조합의 창립 자체가 조합을 구성하게 될 조합원들 의 출자로 이루어지고, 조합원 각자가 출자자산에 대해 유한책임을 진다는 점 에서 오랜 기간 노동시장에서 취약한 피고용인의 위치에 있던 청소노동자가 협동조합을 시작한다는 것은 굉장한 모험일 것이다. 따라서 클린광산의 사례 와 같이 유관 단체의 지원 및 노동조합 차원에서도 소속 노동자들에게 협동 조합 등과 같이 새로운 사회적경제모델에 대한 교육과 지원이 동반될 필요가 있다. 협동조합을 설립하고자 하는 사람들 역시 충분한 교육과 훈련과정을 거 쳐 협동조합 창립 후 협동조합의 고유한 방식을 잃지 않고 운영을 할 수 있 어야 나름의 성장과 지속가능성이 확보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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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각 대안모델에 대한 SWOT분석 ‘SWOT’이란 강점(Strength), 약점(Weakness), 기회(Opportunity), 위협 (Threat)의 앞 글자를 모아서 만든 단어로, 경영학에서 전략수립을 위한 분석 을 수행할 때 ‘자신 혹은 자신을 둘러싼 SWOT’이 무엇인지 분석하는 것을 SWOT분석이라고 한다. 본 연구는 청소노동시장에 각각의 대안고용모델을 도 입하는 상황을 가정하고, 앞서 설명한 각 대안모델을 적용하고 있는 현장에 대한 사례분석에 기초하여 각각의 모델이 갖는 SWOT을 사다리포럼에서의 논의내용과 결부하여 분석하고자 한다.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분석방법과 같이 강점(S)과 약점(W)은 각각의 고용모델이 갖는 강·약점을 기술하고, 기회(O)와 위협(T)은 각각의 고용모델에 주어질 수 있는 모든 환경적 요인 및 정보를 기 술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본 연구에서 SWOT분석을 활용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대학들이 모두 같은 상황에 처해 있지 않다는 점이다. 대학들은 기본적으로 국립과 사 립으로 구분할 수 있으며 이들의 규모나 지배구조는 매우 상이하다. 그리고 대학 내부의 분위기도 천차만별일 수 있어 해당 대학이 수용할 수 있는 대안 적 모델의 유형이 각기 다를 수 있다. 둘째, 각 대학에 형성되어 있는 노동조 합과 그 구성원인 청소노동자들이 선호하는 유형과 합의 가능한 지점이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노동조합과 노동자들은 가장 고용안정성이 높다고 판단되 는 직접고용을 요구하는 측면이 강하다. 하지만 ‘직접고용모델’은 대학의 장기 적인 비용증가 우려와 대학 내 구성원들의 합의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대 학 측에서 쉽게 수용하기 힘든 측면이 있다. 따라서 ‘직접고용모델’뿐만 아니 라 그 밖의 모델들이 갖는 강점과 약점, 기회와 위험을 각각 판단하여 노동자 및 노동조합 측에서도 수용할 수 있으며 대학 측과 협의가 가능한 모델을 선 택할 필요성이 있는 것이다. 각 대안모델에 대한 SWOT분석 결과는 대학 및 노동자 측이 대안고용모델 도입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유용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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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각 대안모델에 대한 SWOT분석 결과 (1) 직접고용모델 그림 [3-4] 협동조합모델의 SWOT분석 결과

• 기존 직원들과 임금구조, 정년설계 및 복지후생제도 • 고용안정화

형평성

• 거래비용 미발생

• 장기적인 비용증가 가능성 • 관리전담인력의 업무 가중

• 근로환경 및 임금·복리후생

S

W

O

T

개선

• 다른 사용자 측의 문제제기 • 노동조합과의 직접협상 문제 (사용자) 또는 노동조합 이탈

• 노동자들의 애사심 향상

및 조합 간 결속둔화 (노동자) • 전문적인 외부시장 형성 • 경기악화로 인한 구조조정 가능성 • 정원규정, 총액인건비 제도

→ 노동의 질 향상 • 긍정적 노사관계 형성 • 비정규직 고용개선에 따른 긍정적 이미지 창출

(2) 자회사모델 그림 [3-2] 자회사모델의 SWOT분석 결과 • 거래비용 발생 • 고용안정화

• 관리 및 회계담당자 등

– 자회사의 정규직 형태

추가비용발생

• 자유로운 임금구조,

• 장기계약관계형성의

정년설계 및 복리후생제도

어려움

• 장기적인 비용증가우려 억제

• 영역확장가능성 • 근로환경 및 임금·복리후생 개선 • 직종에 특화된 조직문화 형성 • 교육훈련기회 증가, 전문성 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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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접고용형태 유지

S

W

O

T

• 상위 노동조합 차원의 지속 적인 직접고용 요구 • 전문성을 갖춘 외부시장 형 성 또는 청소용역시장 확대 • 경기악화·재정위기로 인한 구조조정 또는 비용절감 가능성


(3) 사회적기업모델 그림 [3-3] 사회적기업모델의 SWOT분석 결과

• 고용불안 완화

• 거래비용 발생

• 장기적인 비용증가우려

• 장기계약관계형성의 어려움

억제

• 간접고용형태 유지

• 임금·복리후생 개선

S

W

O

T

• 검증된 사회적기업 발굴의 어려움

• 교육훈련기회 증가

•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정책의

• 전문성 제고

확대

• 보다 긍정적인 노사관계 형성

• 상위 노동조합차원의 지속적인 직접고용요구

(4) 협동조합모델 그림 [3-4] 협동조합모델의 SWOT분석 결과

• 대학: 거래비용 발생 • 협동조합형성 및 지속가능성

• 고용불안 완화

어려움

• 장기적인

• 장기계약관계형성의 어려움

비용증가우려 억제

• 간접고용형태 유지

• 이윤 및 관리비용을 노동환경 개선 및 임금 인상 등에 활용 가능 • 경비/시설 노동자 등으로 영역확장가능성

S

W

O

T

• 상위 노동조합차원의 지속적인 직접고용요구 • 전문성을 갖춘 외부시장 형성 또는 청소용역시장의 확대 • 경기악화·재정위기로 인한

• 근로환경 및 임금·복리후생 개선

구조조정 또는 비용절감

• 노사 간 갈등완화 및 직접협의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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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SWOT분석 결과 비교·정리 표 [3-5] 각 대안고용모델의 SWOT분석 결과 비교·정리 직접고용 §

장점(S)

§ §

자회사 고용안정 §

거래비용 미발생

§ §

기존 직원들과의 임금구조, 정년 설계 및 복리후생제도

단점(W)

사회적기업

협동조합

§ 고용불안 완화 장기적인 비용증가 우려 억제

자유로운 임금구조, 정년 설계 및 복리후생제도 관리 및 회 § 협동조합형 계담당자 등

성 및 지속

추가비용 발

가능성 어려

형평성 § §

장기적인 비용증가

§

거래비용 발생

가능성

§

장기계약관계 형성의 어려움

관리전담인력의

§

간접고용형태 유지

업무 가중

§

§

기회(O)

노동자들의 애사심

§

직종에 특화

§

보다 긍정적

향상→노동의 질

된 조직문화

인 노사관계

향상

형성

형성

§

노사 간 갈 등완화

직접협의 가 능

긍정적 노사관계 형성

§

비정규직 고용 §

개선에 따른 긍정적

교육훈련 기회 증가 및 숙련도 제고 §

이미지 창출 § §

다른 사용자 측의

영역 확장 가능성

근로환경 및 임금·복리후생제도 개선 § 상위 노동조합 차원의 지속적인 직접고용 요구

문제제기 §

노동조합과의 직접협상(사용자) 또는 노동조합 이탈

위험(T) §

검증된 사회

및 조합 간 결속

적기업 발굴

둔화(노동자)

의 어려움

정원 규정, 총액인건비 제도 등 §

전문성을 갖춘 외부시장 형성 또는 청소용역시장의 확대

§

경기악화로 인한 구조조정 또는 비 용절감 필요성

76

§

§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정 책의 확대

§

협동조합원 의 이탈



Ⅳ. 대안고용모델 도입에 대한 정책네트워크분석


1. 사다리포럼 2. 정책네트워크분석 3. 정책행위자 간 상호작용방식 4. 정책산출


Ⅳ. 대안고용모델 도입에 대한 정책네트워크분석 1. 사다리포럼58) 사다리포럼은 전문가들이 사회문제에 대한 미시적 대안들을 발굴한 뒤, 거 시적인 ‘노사정위원회’의 미시적 현장 버전 격인 ‘사회적 대화’ 테이블을 통해 합의점을 찾아가는 형태로, 희망제작소가 사회문제해결을 위해 마련한 대안의 장이다. 현장의 미시적 해법을 연구하고 토론한 뒤 실천적으로 적용하는 과정 에서 구조적 해법도 도출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 사회 각 분야의 전문가들 이 연구영역의 벽을 파괴하며 토론하는 장을 매달 1회씩 정기적으로 열고 있 다. 그 첫 번째로 “대안적 대학 청소노동자 고용모델 발굴”이라는 주제 아래 여러 가지 고용형태의 특징 및 장·단점, 문제점 등에 대한 발제와 토론을 진 행하였다. 정부의 참여나 중재 대신에 희망제작소라는 민간 싱크탱크가 중심이 된 사 회적 대화체인 사다리포럼은 매달 진행한 포럼에서 나온 결과를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가면서 노동조합과 청소노동자, 그리고 대안고용모델을 실행하게 될 현장의 관계자들도 다 같이 모여 실질적으로 대안고용모델을 실행하기 위 해 풀어나가고 채워 나가야 할 여러 가지 요소들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였다. 희망제작소는 이 모든 과정에서 주체적으로 핵심연구를 수행할 뿐만 아니라, 각각의 참여자들이 절충점을 찾아갈 수 있도록 협의와 조정의 역할을 수행하 였다. 사다리포럼은 ‘대학 청소노동자 고용’이라는 비교적 작은 업종과 직종에 집 중하여 실천적인 해법을 발굴하였다. 이는 새로운 사회적 논의 방식이자 해결 방안 발굴 방식으로 희망제작소가 새롭게 제시하는 사회혁신의 한 방법으로 평가될 수 있을 것이다.

58) 사다리포럼의 회차별 구성 내용 및 포럼위원, 참여자 현황은 <부표>에 수록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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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정책네트워크분석 정책은 일방적으로 형성되는 것이 아니라 상호의존적인 다양한 행위자 간 의 상호작용에 따른 협상·협력·교섭의 결과를 반영한다(Rhodes, 1997). 이러 한 정책의 형성과 산출이 어떻게 이루어지는가와 같은 정책과정의 동태성을 설명하기 위해 다양한 참여자들 간의 상호작용을 중시하는 정책네트워크가 등 장하였다. 이 이론은 대체로 기존의 다원주의 및 엘리트주의 그리고 조합주의 모형에 대한 대안으로 인식되고 있다(정정길 등, 2012:250). 사다리포럼은 미시적인 노동현장에 다양한 행위자가 모여 대안고용모델이라 는 정책을 산출하는 과정이 일어난 장이다. 정책네트워크분석을 통해 우리는 ‘대학 청소노동자’라는 정책대상을 중심으로 직접고용과 간접고용이라는 노동 시장의 대표적인 고용형태부터 사회적기업과 협동조합이라는 대안경제의 모델 까지 다양하게 도출될 수 있는 산출물을 향해 누가 참여하여, 어떤 과정과 구 조 아래 어떤 방식을 활용하여 결과물을 형성하였는지 그 동태성을 살펴볼 수 있다. 또한 노동시장에 형성된 구조를 미시적으로 들여다봄으로써 정책 수 립 시 고려해야 할 다양한 상호작용을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정책네트워크는 다양한 요소로 구성된다. Waarden(1992)은 정책네트워크 의 주요 구성요소(하위변수)로 행위자, 기능, 구조, 제도화, 행동규칙, 권력관 계, 행위자의 전략을 들고 있으며, Jordan and Schubert(1992)는 행위자, 연계, 경제를, Marin and Mayntz(1991)는 정책부문, 정책행위자, 조직 간 관계로서의 구조, 집합적 행동, 권력관계, 전략적 상호작용을 든다. 이 밖에도 많은 학자들의 다양한 견해가 존재한다(정정길 등, 2012). 본 연구는 민간이 중심이 되어 진행된 사다리포럼의 형식에 비추어 보았을 때 가장 부합할 수 있는 분석틀로 판단된 정정길 등(2012)에서 제시하고 있는 정책행위자, 정책 행위자 간의 관계구조, 행위자 간의 상호작용방식, 정책산출이라는 요소를 중 심으로 분석을 전개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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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정책행위자 본 연구에서 ‘대학 청소노동자에 대한 대안고용모델 도출’을 위한 정책네트 워크 형태의 논의에 참여한 정책행위자는 크게 다섯 종류의 집단으로 분류할 수 있다. 첫 번째는 전문가집단이다. 이들은 노동, 복지, 재정, 기업 등 노동정책분야 에서 고려할 수 있는 각 분야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전문가들로 구성되 어 다양한 방향으로 대학 청소노동자 고용안정화를 위한 대안모델 탐색에 참 여하였다. 두 번째는 문제 해결의 대상인 대학 청소노동자 집단이다. 이들은 서울권 여러 대학에서 청소노동자로서 노동력을 제공하고 있는 사람들로 구성 되었으며, 대학 청소노동자들이 과거에 겪어왔고 현재 겪고 있는 문제들을 바 탕으로 앞으로 개선되어가야 할 방향성을 제시하고 사용자 측과 협의하는 구 조로 정책네트워크에 참여하였다. 세 번째는 이익집단이라고 할 수 있는 노동 조합이다. 이들은 노동자 측에서 사용자 측과 협의를 주도하는 입장으로 본 연구에서 대상으로 삼은 현장만이 아니라 전체 대학 청소노동자 고용과 관련 하여 보다 나은 대안 발굴을 위해 정책네트워크에 참여하였다. 네 번째는 대 학 현장이다. 이들은 대학 청소노동자 고용문제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사용자 측과 노동자 측 간에 합의가 도출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대학 현장이 처한 여 러 가지 상황을 고려하여 보다 적절한 대안모델 도입을 협의하기 위해 정책 네트워크에 참여하였다. 마지막으로는 비정부조직이라고 할 수 있는 희망제작 소이다. 이들은 노-사와 전문가집단이 논의의 장을 열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 고, 이들의 맞부딪치는 논의와 전문가 집단이 제시하는 방안들을 각자 모아 합의점에 도달하는 길을 제시하였다. 정책네트워크 내에서 정책행위자로 인정되기 위해서는 상호 교환할 수 있 는 자원을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위에서 설명한 다섯 집단이 각각 보유하였 으며 교환 가능한 자원은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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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4-1] 정책행위자별 교환가능자원

정책행위자 분류

대상

전문가

노동/복지/재정

집단

/기업 전문가 서울 소재

노동자 집단 이익 집단 사용자 집단 비정부 조직

대학 소속

교환 가능 자원

청소노동자

노동정책 관련 미시적 대안 발굴, 사회적 대화 테이블을 통한 합의점 도출 직접고용만이 아닌 대학이 시행 가능 방 안에 대한 협조 대안모색에 대한 유화적 대응

노동조합

경희대학교

희망제작소

▶ 경희대-청소노동자-전문가집단 간의 매개

노동자 구성원들에 대한 설득 대안고용모델 도입을 통한 공공성 제고 를 바탕으로 대학의 사회적 책임 확보

청소노동자 대안모델 도출을 위한 정책네트워크에 참여한 행위자들은 위와 같은 교환 가능 자원을 보유함과 동시에, 정책 도출을 위해 일방의 주장만 관 철시키고자 함이 아니라 상호 협의 가능한 지점을 찾고 장기적인 관계를 형 성해 나가야 한다는 점에서 정책의 목적과 방향성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를 공유하였다. 본 정책네트워크에는 시민사회의 영역에서 정책을 수립하고 실행하는 것을 목표로 진행하였기에 행정부가 포함되지 않았으며 위에 열거한 다섯 집단으로 정책행위자를 한정하였고, 조직화된 기타 이익집단 또는 조직화되지 않은 개 인, 전문가, 언론 등은 정책형성 과정에 직접적으로 개입하지 않았다. 따라서 정책네트워크의 유형 중 정책공동체와 이슈네트워크의59) 중간 영역에 위치하 는 형태로 볼 수 있을 것이다. 59) Smith(1993)에 의하면 정책공동체는 행위자의 범위가 정부부처, 의회의 상임위원회, 특 정 이익집단과 전문가집단으로 한정된다. Marsh(1998)에 의하면 이슈네트워크는 다양한 행위자들이 정책과정에 참여하며 개방적인 형태를 띤다. 조직화된 이익집단뿐만 아니라 조직화되지 않은 개인, 전문가, 언론 등도 개입할 수 있다. 따라서 이슈네트워크에 포함되 는 행위자는 정책공동체와 달리 매우 유동적이고 불안정하다(정정길 등,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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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정책행위자 간의 관계구조 정책행위자 간의 관계구조는 관계형성의 동기, 관계의 기본적 성격, 국가와 이익집단 간의 관계 등을 중심으로 살펴볼 수 있다.

(1) 관계형성의 동기 먼저 관계형성의 동기는 앞서 설명한 정책행위자들이 가진 각각의 자원의 상호의존성에 기인한다. 즉 정책행위자들이 서로 교환할 수 있는 자원을 보유 하고 자원 간의 거래가 가능 할 때 이들은 관계를 맺는 단계에 진입한다는 것이다. 본 연구에서는 위 다섯 정책행위자 집단 중 노동자 집단과 사용자 집단 간 에 가장 직접적인 관계형성의 동기가 존재한다고 볼 수 있다. 대학 청소노동 자들에게는 고용의 안정이 매우 시급한 과제이다. 임금인상이나 복지확대와 같은 노동조건 개선 역시 그들이 바라는 과제 중 하나이지만 우선순위를 꼽 으라면 무엇보다 고용 안정성이 선택될 수 있다.60) 사용자 집단의 동기는 대 학 청소노동자의 재계약을 둘러싼 노사갈등, 용역계약을 통한 간접고용에서의 비용에 대비하여 청소노동자들에게 돌아가는 혜택의 열악함으로 인해 현재의 대학 청소용역 고용모델의 지속가능성이 없다는 문제점을 인식하고 이의 변화 를 추구하고 있으며, 변화를 통해 대학의 사회적 책임을 보여 줄 수 있음과 동시에 장기적인 비용증가 우려가 낮은 대안모델을 선택하고자 하는 것이다. 나머지 세 집단의 관계형성 동기는 다음과 같이 정리될 수 있다. 첫째, 노 동조합은 강경하게 요구하던 청소노동자들의 직접고용만이 아니라 각 현장에 제대로 적용될 수 있는 적절성과 합리성을 갖춘 대안고용모델 도입을 노동조 합 차원에서 지원하여 각 현장 노동자들에게 고용안정 및 임금과 근로조건의 개선 여지를 주는 동시에 사용자 측에 대안고용모델도 협의가 가능하다는 것 60) 경희대에 종사 중이 청소노동들을 대상으로 시행한 설문 조사 중 ‘고용구조 개선’ 항목 에서 이들이 가장 중요한 것으로 선택한 것은 정년보장(70세, 39%), 고용안정(30.5%), 임금인상 및 복지증진(20.0%)순으로 나타났다(경희대학교 미화·경비용역직 고용형태 개선 에 관한 연구,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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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보여 줌으로써 사용자 측이 협상 의지 자체를 갖지 않는 상황을 타개할 수 있다. 둘째, 전문가 집단은 그동안 대학 청소업무의 외주화, 용역화에 따 라 대학 청소노동자들이 전반적으로 비정규직화되어 정규직 노동시장과 비정 규직 노동시장으로 나뉘어져 있는 이중적 구조에서 고용불안, 저임금, 열악한 근로조건에 시달리고 있는 현재의 대학 청소용역과 노동자들의 문제를 해결하 기 위한 여러 가지 대안적인 방법을 모색하고자 했다. 그리하여 대학 청소서 비스의 특성 및 대학 청소를 둘러싼 대학, 청소노동자들을 조직한 노동조합, 청소노동자들 각각이 갖는 미시적 특성을 이해하고 현장맞춤형, 실사구시적인 방법으로 대학 청소노동자 고용문제 해법을 모색하는 동기를 가질 수 있다. 셋째, 비정부조직인 희망제작소의 경우 정부 주도 아래 거시적이며 당위적이 고 당파적인 접근이 해결하지 못한 대학 청소노동자 고용문제를 시민사회영역 의 주도 아래 비록 하나의 단일한 현장의 변화라도 이끌어 내어 상생이 가능 하다는 점, 경제성과 윤리성, 공공성을 함께 실현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 줌 으로써 국내 대학 청소노동자 고용문제 해결로 확산시키고자 함이다.

(2) 관계의 기본적 성격 일반적으로 정책공동체의 경우 행위자들 간에 상호 협력적 관계를 가정하 고 있으나, 이슈네트워크의 경우 경쟁적 관계를 가정한다. 또한 정책네트워크 모형은 어떤 경우든지 행위자들 간의 관계를 수평적인 관계로 본다(정정길 등, 2012). 본 연구의 기초가 된 정책네트워크는 정책공동체와 이슈네트워크 의 중간 영역에 위치하는 형태라고 앞서 규정했다. 행위자들 간의 관계 또한 전면적인 상호협력관계 또는 전면적인 경쟁관계를 형성한 것은 아니었다. 먼 저 각 정책행위자들 간에 구축된 성격을 살펴보고 전체적인 틀을 검토해 보 고자 한다. 각 정책행위자들 간에 구축된 성격 다음과 같다. 전문가 집단은 집단 내에서도 자신들의 연구논리에 기초하여 대안모델에 대해 각각 최적의 모델이라는 주장이 있었다. 하지만 이와 동시에 다른 행위 자들과의 정책 논의를 바탕으로 학자적 주장을 넘어서서 무엇보다 현장에 적 합한 모델을 도출하자는 협력이 존재하기도 했다. 사용자 측과 노동자 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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갖는 성격도 유사하게 나타난다. 사용자 측은 기존의 용역시스템을 고집하지 않고 대안적 모델 도입을 고려함으로써 노동자 측과 협력적 관계를 구축하고 자 하였고, 노동자 측도 지속적인 직접고용 요구에서 벗어나 그 밖의 대안적 모델을 수용할 수 있음을 표명하였고, 노동조합 역시 소속 조합원들의 의견을 존중하여 조합 관계자들을 설득하고자 노력하는 동시에 사용자 측과 협상 테 이블에 마주 앉는 유연성과 용단을 보였다. 희망제작소는 각 집단 간의 매개 체 역할로서 위 네 집단이 경쟁과 협력의 관계를 오갈 때 조정자로서의 성격 을 가졌다고 볼 수 있다. 본 정책네트워크 내의 각 집단은 비교적 균등한 권력관계를 형성하였다고 볼 수 있다. 노동자와 사용자라는 비교적 분명한 권력적 상하관계가 존재하였 지만 이들은 대안모델 도입이라는 정책목표 아래 상호협력을 구축하는 형태로 써 권력의 균형이 일방에게 극단적으로 기우는 관계는 아니었다. 관계의 속성 역시 포지티브 섬(positive sum)61)게임의 속성을 띠었다.

(3) 국가와 이익집단 간의 관계 본 연구에서 설정한 정책네트워크에는 국가의 개념62)을 갖는 집단이 참여 하지 않았다. 우리나라에서 국가는 과거 권위주의의 영향과 제도의 잔재가 남 아있어 여전히 규칙 수립(rule setting), 조정과 중재의 역할, 최종적인 의사 결정자라는 사회적 역할을 해 왔고 현재도 하고 있다. 또한 조정이나 중재를 통해서 국가가 원하는 방향으로 이익단체 간의 합리적 타협이 이루어지는 경 우 다양한 정책적 지원 및 혜택을 부여하는 방향으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 며 절대적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 우리나라의 노사관계를 포함한 이익집단 간 이해 조율 과정에는 중간적인 조직(associations)의 미발달 혹은 역량 부족으 로 이해가 조율되지 않아 갈등이 외부로 드러나고 자주 극단적으로 치닫는 경우가 많았다. 이 경우 국가가 당연히 나서서 이익집단 간의 대립을 조정하 고 중재하여 합리적인 해결방안을 제시하는 것이 국가의 중요한 역할이자 임 61) 게임에 참가하는 플레이어들 모두 승자가 되는 속성을 가지는 게임을 의미한다. 62) 행정부처, 의회, 사법부 등의 포괄하는 개념으로 사용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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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가 되어 왔다. 국가는 자주 정권의 성격에 따라 이익집단 간의 이해갈등 조 정에서 특정한 집단의 이익을 두둔하거나 특정 방향으로 변화나 조정을 시도 하여 다른 이익집단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국가는 기본적으로 거시적인 노동정책을 입안하고 집행하는 기관이다. 그러 나 국가가 본 연구에서 목표로 하고 있는 청소노동의 대안고용모델의 모색과 이행이라는 개별 현장의 변화에 관여하기에는 적절하지 않을 수 있으며 이는 또한 특정 고용모델을 선택하는 것은 노동자-사용자와 이익집단 등과 같은 시장 내의 참여자들의 합의를 통해 이루어질 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 러나 개별 사업장을 넘어서는 대학 청소용역에 대한 대안고용모델을 만드는 작업과 같이 산업이나 업종과 관련된 일에는 그동안 정부가 직간접적으로 정 책입안 및 지원 등을 통해서 개입해 왔다. 오히려 그런 점에서 이번 사다리포 럼과 같이 비정부기구가 중심이 되어 전문가와 노동자-사용자집단 등이 정부 의 지원과 조정· 중재·개입 없이 스스로 대학 청소용역의 대안고용모델을 위 한 정책네트워크를 구축하여 사회적 대화의 장을 마련한 것이 이례적이라고 할 수 있다. 국가가 모든 사회적 갈등에 개입하여 조정과 중재를 하는 것보다 이해당사 자를 포함한 전문가 집단, 비정부기구 등 다양한 집단이 참여하여 국가의 개 입이나 조정 없이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자율적인 기능을 키우는 것은 여 전히 국가 의존적이고 국가 중심적 사고로 문제해결을 구하는 풍토에서 건강 한 사회적 역량을 키우는 일이기도 하다. 그런 점에서 이번 사다리포럼에서 ‘대학 청소용역 고용모델’에 대한 대안적 모델을 추구하는 것은 비정규직 문 제라는 사회적 이슈에 대해 또 하나의 자율적인 해결방식을 개척한다는 의미 를 가질 수 있다. 이로써 국가와 본 정책네트워크의 행위자들 간에는 특별한 구조적 관계가 형성되지 않으며 다양한 행위 관계의 하나에 불과할 것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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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정책행위자 간 상호작용방식 상호작용방식은 ‘상호작용 통로’의 개념으로 치환할 수 있다. 상호작용 통 로란 정책행위자들이 자신들의 정책이익을 반영하는 영향력 행사를 위하여 어 떠한 연결통로, 즉 책략을 이용하고 있는가 하는 문제이다. 또한 상호작용 통 로란 정책과정에서 정책행위자들 사이에 자신들의 정책이익을 반영시키려는 권력적 상호작용이 이루어지는 연결흐름을 말한다. 여기서 연결흐롬은 교환관 계를 말하고 따라서 연결흐름의 내용은 교환내용을 통하여 파악할 수 있다. 정책행위자들 간의 교환이란 행위자들 간의 상호작용을 설명하는 개념으로 통 제의 교환, 즉 영향력 교환을 말하는데, 권력이 동등한 행위자들 간의 거래도 존재하지만 권력이 상이한 행위자들 간의 거래도 존재한다(박해육·고경훈, 2007). ‘사다리포럼’이라는 정책네트워크에서 가장 주요한 교환은 두 가지를 들 수 있다. 각기 사용자 측과 노동자 측에 속하는 것으로 사용자가 얻고자 하는 것 은 대학의 공공성 제고를 통한 사회적 책임 확보이며 노동자가 얻고자 하는 것은 대안고용모델 도입을 통한 고용안정과 근로조건 개선이다. 따라서 가장 큰 연결흐롬은 노동자와 사용자 집단 간에 형성되어 있으며, 거기에 노동조합 과 같은 이익집단, 전문가 집단, 희망제작소와 같은 비정부조직이 연결흐롬을 가지치고 있는 형식이 될 것이다. 노동조합이 얻고자 하는 것은 한 대학 소속 조합원이 획득하는 대안적 고용형태를 바탕으로 이를 다른 대학 소속 조합원 으로 확산하고자 하는 것이며, 전문가 집단의 경우 정책영역에 있어서 미시적 해결방안의 적용 가능성 발굴이며, 희망제작소는 시민사회영역에서 시도한 미 시적이며 실사구시적인 현장형 접근방식의 시도와 완성을 통한 확장 가능성이 라고 볼 수 있다. 이와 같이 정책행위자 간 상호작용방식을 통해 대학 청소용역에 대한 실사 구시적인 대안고용모델을 만들어내고 이를 확산시킬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는 것은 정책네트워크를 통해서 확인되고 유지되는 사회적 지지를 통해 대안고용 모델의 지속가능성을 높여 주는 것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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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정책산출 정책산출은 정책과정에 참여한 행위자들의 다양한 상호작용을 통해 나오는 결과인 만큼 정책공동체와 이슈네트워크는 산출되는 정책의 특성도 달리 나타 난다. 비교적 안정적인 정책과정을 갖는 정책공동체는 처음 의도한 정책내용 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결과물이 도출되며, 이슈네트워크의 경우 행위자가 유동 적이고 행위자들이 정책의 방향성을 이해하는 정도도 달라서 정책과정에서 정 책내용이 달라지는 경우가 많다. 본 연구에서 설정한 정책네트워크는 대학 현장에 청소노동자들에 대한 대 안고용모델 도입이라는 1차적 목표에 도달하는 결과는 산출하였지만, 애초에 목표로 하였던 가장 강력한 고용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 ‘직접고용모델’의 도입에는 도달하지 못했다. 대신에 기존의 ‘자회사모델’에서 대안경제모델이 더해져 좀 더 확장된 유형이라고 할 수 있는 ‘소셜벤처’ 형식의 ‘자회사모델’ 이 선택되었다. 이는 고용모델의 선택권자로서 정책행위자들 중에서 비교적 큰 권력을 갖고 있는 대학 현장의 이해가 많이 반영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오늘날은 전문지식과 정보를 많이 보유한 행위자들의 이해가 최종 정책산출에 많이 반영되는 경향이 있지만 본 정책의 특성상 직접적인 정책집행자인 대학 의 영향력이 컸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은 대안고용모델로서 직접고 용이 아닌 ‘자회사모델’, ‘사회적경제모델’은 우리 고용과 인사체제에 여전히 직종, 직군, 직무 사이에 숙련, 지식, 경험, 책임 및 그 특성에 따라서 차등적 으로 임금커브, 승진, 승급 등을 관리할 수 있는 제도가 아직 제대로 구축되 지 못한 상황에서 불가피한 선택의 길인지도 모른다. 이것은 기존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정규직화하지 못하고 무기계약직으로 직접 고용한 이유와 뿌리를 같이할 수 있다. 물론 우리 기업이나 공공부문에서 상당한 숙련과 지식, 경험 을 요구하는 정규직과 똑같거나 거의 유사한 일을 비정규직에게 시키면서도 임금과 근로조건, 복지에서 차별을 하는 경우는 제외된다. 이렇게 본다면 대 학 청소용역을 ‘자회사모델’이나 ‘사회적경제모델’로 전환하는 것은 향후 직 종, 직군, 직무를 중심으로 기업이나 공공부문의 고용을 차등적으로 관리하는 인시관리시스템으로 나아가기 위한 과도기적 시도이며 산물일 수 있다. 즉 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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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 대학에서 직종, 직군, 직무의 특성에 따라 인력을 차등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되고 사회적으로 인정된다면 ‘자회사모델’이나 ‘사회적경제 모델’이 직접고용으로 전환될 수 있을 것이다. 굳이 ‘자회사’, ‘협동조합’ 등을 통해서 고용할 이유가 없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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Ⅴ. 고용모델 전환을 위한 로드맵 도출


1. 문제해결 접근법 2. 사다리포럼의 전개 과정 3. 변화 가능한 현장 발굴 4. 경희모델과 소셜벤처의 실험 5. 그동안 축적된 경험의 활용 6. 전환프로세스에 대한 제언: 사회적 대화와 사회혁신


Ⅴ. 고용모델 전환을 위한 로드맵 도출63) 1. 문제해결 접근법 현재 한국사회의 많은 사회문제가 ‘풀리지 않는 난제’로 남아 있는 이유 중 하나로 지나치게 거시적, 당위적, 소위 원칙론적 접근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는 점을 꼽을 수 있다. 비정규직 문제는 그 대표적인 사례이다. 비정규직 노 동시장은 매우 다양한 형태로 존재한다. 따라서 미시적이고 유연한 해결책을 많이 제안하고 실험해 볼 필요가 있다. 그러나 정치권이나 학계의 일반적인 논의는 이를 단일한 정책대상으로 보고 획일적 해법만을 제시하는 경우가 많 다. 한 가지의 만병통치약형 정책수단(One size fits all)을 찾거나, 도덕적 당위성을 내세워 사용자나 정규직 근로자의 양보를 강요하는 방식은 실제적 해법이 되기 어렵다. 이런 점에서는 ‘비정규직 철폐’,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구호도, ‘노동유연성 확대’ 주문도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실사구시적 인 태도와는 거리가 멀다고 할 것이다. 희망제작소 사다리포럼은 비정규직 문제 내지 막다른 일자리 문제에 대한 해법이 한 가지 얼굴을 가질 수 없고, 다양하게 존재하는 현장의 실정에 맞는 맞춤형이 되어야 한다는 데 공감하고, 실사구시적인 비정규직 해법을 제시하 는 것을 목표로 삼아 기획되었다. 비정규직 노동시장, 특히 고용환경이 열악 한 ‘막다른 일자리’의 노동자들이 겪는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한 미시적, 현실 적, 객관적인 해법을 제시하려 시도한 것이다.64) 이는 실천적 싱크탱크인 희 망제작소가 2006년 창립 이래 지켜온 실사구시의 정신, 그리고 최근 세계적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는 사회혁신(social innovation)의 가치와 부합하는 접근법이라고 생각된다.

63) 사다리포럼 자료집 (희망제작소, 2015) 인용 및 참고 64) 사다리포럼 포럼위원 예비모임(2015. 4. 28.)에서는 사다리포럼에서 다룰 비정규직 노동 시장 또는 막다른 일자리 영역으로 대학 청소노동자, 아파트 경비노동자 등을 꼽은 뒤, 최근 수년간 노사분쟁이 반복되고 있는 ‘대학 청소노동자’를 첫 번째 주제로 삼기로 정하 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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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사다리포럼의 전개과정 사다리포럼에서의 논의과정은 크게 정리하면, ① 대학 청소용역 노동시장의 현황 및 대안고용모델의 장·단점 분석 → ② 대안모델 적용 대학들의 실태 파 악 및 대안모델에 대한 노동조합의 수용 가능성 타진 → ③ 대학의 ‘자회사’ 모델 적용 가능성 분석 및 원사업주 대학의 수용 가능성 타진 등의 순서로 이루어졌다고 할 수 있다. 2015년 5월 21일 서울시NPO지원센터에서 열린 1차 비공개 토론회에서는 배규식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청소용역 근로의 근로조건 개선과 표 준화 방안 모색’을 주제로 발표를 맡았고, 옥세진 강동구 사회적경제지원센터 센터장과 청소용역 부문의 사회적기업인 ‘함께일하는세상’ 이철종 대표가 지 정토론에 나섰다. 희망제작소는 서울메트로의 자회사로서 청소업무를 수행하 는 서울메트로환경의 조진원 대표 인터뷰, 공공운수노조 서경지부 구권서 지 부장 인터뷰, 전국여성노조 나지현 위원장 인터뷰 등 논의의 진행을 돕는 사 전조사 자료를 준비해 제공하였다. 1차 토론회에서는 국내 대학 청소용역 시 장의 현황, 청소용역업체 고용실태 및 문제점, 고용조건 개선방안과 모델 등 에 대한 폭넓은 논의가 이루어졌는데, 특히 대안고용모델을 ▲ 원사업주(대학) 의 직접고용 ▲ 자회사 설립을 통한 고용 ▲ 사회적 경제 모델(사회적기업과 협동조합 활용방안) 등 세 가지로 정리하였다. 1차 토론회에서 사다리포럼 포럼위원들은 2년여 전 학교 자체적으로 대안 고용모델 도입을 검토한 것으로 확인된 경희대의 현황을 들을 수 있는 기회 를 갖기로 합의하였다. 이에 따라 2015년 7월 7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 2차 비공개 토론회에서는 김진해 경희대 후마니타스 칼리지 교수 겸 경희대 생활 협동조합 이사장이 ‘경희대의 미화·경비용역직 고용형태 개선 연구 TF 사례’ 를 발표했다.65) 2차 토론회에 참여한 청소용역 근로자들 및 노동조합 활동가 들은 경희대가 검토한 여러 고용모델에 대한 수용 가능성과 관련하여 의견을 밝혔고, 특히 ‘직접고용모델’과 ‘사회적경제모델’ 사이의 절충적 대안으로서의 65) 경희대는 2013년 미화용역직 고용형태 개선 연구TF를 구성하여, 무기계약직 전환, 정규 직(기존 환경기능직) 전환, 협동조합 설립 등의 방안을 검토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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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회사모델’에 관심을 피력하였다. 2015년 8월 25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 3차 비공개 토론회에는 대학관계자 들이 참여해 ‘자회사모델’에 대한 대학의 수용 가능성을 집중적으로 논의하였 다. 이 과정에서 경희대가 ‘대학의 사회적 책임’이라는 측면에서 대학의 시설 과 공간을 지역사회와 공유하고, 시민사회와 함께 회기동 일대를 문화·예술· 평화의 거리로 조성하는 공익사업에 관심이 크다는 점을 확인하고, 학교법인 의 자회사인 ‘소셜벤처’를 설립해 이러한 사회적 책임 활동과 청소용역 근로 자들의 직접고용을 동시에 추진하는 방안이 바람직하다는 결론을 도출하였다. 이후 희망제작소는 사다리포럼의 논의내용을 제안서의 형태로 정리해 경희 대에 전달하였고, 경희대는 자회사모델에 기반을 둔 ‘경희모델’을 희망제작소 및 사다리포럼과 함께 공식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에 따라 2015년 10월 5일 서울 가톨릭청년회관에서 공개행사로 열린 제4회 사다리포 럼에서 경희대와 희망제작소는 청소용역 근로자 고용문제를 해결하는 ‘경희모 델’을 함께 추진키로 했다고 공개하였다.

3. 변화 가능한 현장 발굴 사다리포럼 위원들은 1차 토론회 당시 대학 청소노동시장에서 변화를 이끌 어낼 가능성이 높은 대학으로 경희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데 뜻을 모았 다.66) 이에 따라 희망제작소가 경희대 관계자들과 면담67)을 진행하는 과정에 서 경희대가 2012년 미래협약을 추진하였고, 그 연장선상에서 2013년에는 ‘미화용역직 고용형태 개선 연구 TF'를 구성한 바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였다. 2012년 체결된 ‘경희구성원 미래협약’은

교수, 학생, 직원, 대학 등 경희

구성원들이 ‘더 나은 공동체, 존경받는 대학’을 실현하기 위해 상호연관성, 총 66) 1차 토론회 자료집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희망제작소와 인터뷰(2015. 5. 12.)한 구권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서경지부 지부장은 서경지부가 조직된 사업장 중 노사 간 합의에 따른 새로운 고용모델이 만들어질 가능성이 가장 큰 대학으로 경희대를 꼽기도 했다. 67) 1차 토론회 직후 희망제작소는 경희대를 방문하여 백영란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서경지 부 경희대분회 분회장, 김진해 경희대 후마니타스 칼리지 교수 겸 경희대 생활협동조합 이사장, 장백기 전 민주노총 대학노조 위원장 등과 면담하였고, 미화용역직 고용형태 개선 연구와 관련한 경희대 내부 보고서 등 관련 자료들을 확보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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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성과 안정성, 배려와 존중, 투명성과 윤리성, 공공성이라는 5대 핵심가치를 공유한다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는 바, 전문 중에는 ‘여성, 장애인, 유학생, 외국인, 비정규직 등 사회적 약자가 대학 공동체 안에서 공존할 수 있어야 한 다.’는 내용이 적시되어 있다. 위 미래협약의 추진 주체들은 2013년 ‘미화용 역직 고용형태 개선 연구 TF'를 구성했다. TF에서는 용역직 유지안, 별도 직 군 무기계약직 전환안, 기존 환경기능직으로의 전환안, 사회적기업안, 협동조 합 설립안 등이 검토되었다. 그러나 학교의 정규직화에 따른 재정적 부담 및 구성원 간 갈등 가능성에 대한 우려, 노동자들의 사회적경제모델에 대한 불신 등으로 결실을 거두지는 못했다. 경희대라는 현장 발굴 및 사회적 대화 진행과정은 ① 경희대에 대한 사다 리포럼 위원들의 주목(2015년 5월) → ② 포럼위원 요청에 따른 희망제작소 관계자들의 경희대 구성원 접촉(2015년 5월) → ③ 대학당국은 물론 교수, 직원, 생협 등 관계자들과 청소노동자들 간 입장 확인(2015년 6월) → ④ 사 다리포럼을 통한 사회적 대화 본격화(2015년 7월 7일 2차 토론회, 2015년 8월 25일 3차 토론회) 등의 순서로 정리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희망제작소 는 사다리포럼에서 진행된 사회적 대화가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대학 당국, 노동조합 등 핵심 관계자들과의 면담, 대학당국에 대한 제안서 준비 등 의 실무 작업을 수행하였다.

4. 경희모델과 소셜벤처의 실험 경희대를 대학의 사회적 책임과 관련하여 리더십을 보여 주고 있는 대학으 로 평가하는 전문가들이 적지 않은데, 청소노동자 고용구조 개선을 위한 내부 논의를 수년간 벌여온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다고 생각된다. 여기 에 더해, 경희대는 대학 내 시설 및 공간을 시민사회와 함께 활용하며 사회적 가치를 확산시키는 데 관심을 기울이고 있고, 경희대 본교 캠퍼스 주변 지역 사회와 협업해 회기동 일대를 변화시키려는 구상을 진행 중이기도 하다. 이에 따라 희망제작소 사다리포럼은 경희대에 그 세 가지 주제, 즉 ① 한국 대학사회에서 화두가 된 대학 청소노동자의 인권과 복지 증진 ② 대학 내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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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 시설 및 공간의 문화적 관리시스템 마련 ③ 홍릉(연구단지), 경희대 앞, 이 문동(외국어대), 석관동(한국예술종합학교)을 아우르는 회기동 일대를 새로운 문화예술거리 및 평화운동의 거점으로 조성하는 청사진 작성 등을 수행하는 소셜벤처를 시민사회와 함께하는 자회사 형태로 설립할 것을 제안했다. 자회사 형태는 앞서 SWOT분석에서 밝힌 것과 같이 새로운 회사 하나를 설립함으로써 관리 및 회계담당 등에 지급되는 추가비용이 발생하고 직접고용 과 달리 거래비용이 발생한다는 단점을 갖는다. 또한 전문성을 갖춘 청소용역 시장이 확대될 경우 전문적인 관리와 비용절감 측면에서 외부의 위협을 받게 되고 경기가 악화될 경우에는 구조조정이 발생할 위험성도 안고 있다. 경희모 델이 취한 소셜벤처는 이러한 단점을 일부 포함하지만 소셜벤처가 가질 수 있는 사회적 영향력 측면을 강화함으로써 단순히 대학 청소노동자 고용안정에 투입되는 비용만을 평가하는 것을 넘어서고자 하는 모델이라고 볼 수 있다. 소셜벤처는 사회 문제 해결을 목표로 경영되는 기업이다. 앞에서의 ①과 ② 가 대학 캠퍼스 내부의 상업화, 물질화에 대응하고, 캠퍼스 구성원의 인권 증 진 및 바람직한 고용구조 확립 방안을 찾는 것이라면 ③은 캠퍼스라는 물리적 공간을 넘어 대학이 지역사회 재생에 어떻게 기여할 것이냐는 고민과 연결된 다. 경희대와 희망제작소는 위 ①, ②, ③이 분절된 주제가 아니고, “우리 사 회가 우리 시대 대학에 요구하는 시대정신을 어떻게 현실화할 것인가”라는 질 문이라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게 됐다. 이에 따라 경희대와 희망제작소는 대학본연의 문화 창달 및 사회책임 활동 강화방안 및 대학 청소노동자의 인권 증진, 처우 개선을 위한 상생방안, 즉 ‘경희모델’을 탐색, 발굴하기 위한 MOU를 체결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① 캠퍼스 내 청소용역노동자 고용실태조사 및 검토 ② 캠퍼스 내 공간의 문화적 활용방안에 대한 공동연구 ③ 경희모델 수립 및 실행 프로세스 확립을 위한 공동연구 ④ 대학 구성원 의견수렴 등을 함께 추진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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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그동안 축적된 경험의 활용 앞서 살펴본 바처럼, 최근 수년 사이에 국내 일부 대학 또는 공공기관에서 청소용역서비스에 대한 대안고용모델을 채택해 실행하면서 경험하고 축적한 여러 가지 노하우가 대학관계자, 청소관리를 담당한 자회사 경영진, 사회적 경제모델의 책임자, 대학노조, 그리고 청소노동자들에게 축적되어 있다. 실패 한 경험도 성공한 경험 이상으로 많은 교훈과 아이디어를 제공할 수 있다. 실 제로 대안고용모델을 시도해 본 주체들만이 운영과정에서 드러나는 수많은 문 제, 이러한 문제 해결과정에서의 갈등, 참여자들의 변화, 새로운 가능성의 열 림, 실패로 인한 좌절과 실망 등을 세세하게 알 수 있다. 대학이 자회사모델이나 사회적경제모델의 적용을 시도할 때, 자회사의 경영 진이나 사회적경제모델을 담당하는 경영진이 청소서비스에 대한 전문적 경험 이나 지식이 없어 조직운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 등을 전적으로 배제할 수 없다. 이런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해서는 이미 축적된 다양한 경험 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다양한 경험을 축적하고 있는 기존 대 안적인 고용모델의 경험자들, 특히 경영진이나 관리자를 중심으로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새로 대안고용모델을 운영하려는 경영진이나 관리자들에게 다양한 상담과 자문 서비스가 제공되어야 한다. 사다리포럼의 정책네트워크 참가자들 중 일부는 위에서 언급한 ‘경험의 전 수’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68) 이들의 상담과 자문은 대학 청소 노 동시장에서의 대안고용모델 확산에 든든한 지원군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희망제작소와 사다리포럼으로 모인 정책네트워크 참가자들은 향후 대학 청소용역 이외의 새로운 정책이슈로 논의대상을 넓혀가더라도, 대학 청소부문 과 관련한 대안고용모델의 진행상황 등을 주시하고 도움이 필요한 곳에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사회적 지지와 공감이 강화되도록 지원하며, 문제 상황이 발생할 경우 그 해결을 위한 자문 서비스의 제공 등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 68) 서울메트로환경의 조진원 대표이사는 2~4회 토론회에 참석하였을 뿐만 아니라, 희망제작 소 관계자들에게 자회사모델 설계와 관련한 다양한 의견을 제시해 주었다. 또한 청소분야 사회적기업인 함께일하는세상의 이철종 대표는 1회 토론회에서 청소업종 경영자의 관점에 서 대안고용모델에 관한 고민을 들려주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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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전환프로세스에 대한 제언: 사회적 대화와 사회혁신 희망제작소는 경희대에서 시행하게 될 ‘소셜벤처’라는 실험이 한국사회에서 가장 부족한 ‘소통’과 ‘혁신’이 만나서 맺게 된 결실이라는 점에 주목한다. 한 국사회에서 거시적 수준의 사회적 대화 시도는 번번이 실패했다. 노사 간이 건, 민관 간이건, 여야 간이건 상호 신뢰 수준은 바닥이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희망제작소 사다리포럼은 사회적 대화의 범위를 하나의 직 종인 청소용역, 그것도 대학이라는 범위로 국한하고 현장에 직접 관련된 핵심 이해관계자들을 한자리에 모으는 전략을 택하였다. 여기에 다양한 분야 전문 가들이 참여해 통합적·융합적 논의를 통해 아이디어를 보탰다. 이런 미시적 수준의 대화를 통해 사회적 문제에 대한 해법을 찾아가면서, 한국사회에 필요 한 사회적 대화의 모델 하나를 개척한 것이다. 한편, 희망제작소 사다리포럼과 경희대가 청소노동자의 고용안정 문제에만 국한하지 않고, 이들을 고용하는 주체로 ‘소셜벤처’를 상정한 점도 주목을 끈 다. 대학이 직면하고 있는 다양한 도전들, 예컨대 대학 내 비정규직 증가, 대 학 내 공간의 상업화 등을 ‘대학의 사회적 책임’이라는 키워드로 풀어나가겠 다고 선언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경희대에서의 움직임이 한국 대학사회 에 새로운 물꼬를 트는 계기로 작동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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Ⅵ. 결론 및 정책적 시사점


Ⅵ. 결론 및 정책적 시사점 대학 청소노동자의 용역으로 표현되는 간접고용 비정규직 문제 해결은 출 구가 잘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2011년에는 홍익대에서 경비 및 청소원 집단 해고와 관련한 49일간의 농성이 있었으며 2014년 3월에는 서울시내 12개 대 학 비정규직 경비·청소노동자 1,600여 명의 총파업이 있었다. 2015년 연세대 송도캠퍼스 청소노동자들의 고용승계와 관련한 농성도 이어졌다. 크고 작은 분규가 지속되고 있으며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사정이 이러함에도 대학 청소용역 노동시장의 문제를 해결할 근본적인 정책대안이나 실질적인 현 장형 해법이 잘 발굴되지 않은 실정이다. 대학 청소노동자 문제는 ‘막다른 일자리’(dead-end job)라는 한국사회의 이중노동시장 구조 말단의 문제와 ‘대학’이라는 독특한 공간의 문제가 중첩되 며 도드라진 사회문제다. 청소는 대학의 일상에서 늘 마주치는 상시적 일이면 서도, 대부분 청소노동자들은 대학 소속이 아니다. 외주용역회사에서 일하고 있으며 매년 계약 갱신 때마다 고용보장을 위협받는다. 보수 수준은 최저임금 에 가까우며, 보수로 돌아올 몫 일부는 용역회사가 가져간다. 심각한 대학 청 소용역 문제가 묻혀 있다가 이처럼 사회적으로 제기된 것은 대학 청소용역노 동자들이 노동조합을 결성하면서 자신들의 문제를 단지 청소용역회사의 문제 가 아닌 ‘대학-용역회사-청소노동자’들의 구조적 문제로 파업이나 농성을 통 해 드러냈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의 많은 문제들이 여전히 음지에서 곪고 있 으나 투쟁이나 갈등으로 외부로 터져 나오기 전에는 문제로 인식되지도 않고 해법을 찾기 위한 노력도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대학은 사회적 책임을 그 어느 곳보다도 강하게 짊어져야 하는 공익성 강한 기관이다. 하지 만 의외로 학문 및 교육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고 여겨지는 일상적 운영과 정에서는 사회적 책임을 크게 의식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런 모순으로부터 여러 사회문제가 불거져 나온다.69) 그런 점에서 대학 청소서비스 문제는 노동자들이 먼저 문제를 제기했고 대

69) 사다리포럼 자료집(희망제작소, 2015) 인용 및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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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도 그때서야 무언가 대안을 모색하는 방향으로 움직였고 이 과정에서 여러 대학에서 대안고용모델을 탐색하기 시작했다고 할 수 있다. 희망제작소가 중심이 되어 구축한 정책네트워크는 ‘노동시장’과 ‘대학’의 두 가지 문제가 중첩되는 지점에서 새로운 해법이 가능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따 라서 본 연구는 대학 청소노동자들의 고용불안을 해소하고 근로조건을 개선하 기 위해 ‘직접고용모델’, ‘자회사모델’, ‘협동조합모델’ 그리고 ’사회적기업모 델’과 같은 대안적인 고용모델의 적합성과 합리적인 적용방안을 산출하고자 하는 방향에서 출발하였다. 이 과정에서 산출된 대안고용모델이 바로 ‘자회사 모델’이며 이어서 전문가 집단과 노동자-사용자 측이 함께하는 비공개 토론 및 사다리포럼을 개최하여 행위자들 간에 대안고용모델 마련을 위한 논의를 진행하였고, 최종적으로 경희대학교의 경우 청소용역의 대안고용모델 중 가장 실행 가능성이 높은 ‘자회사모델’을 도입하는 결과를 이끌어냈다. 이러한 과정 을 아래 그림과 같이 간단히 나타낼 수 있다.

그림 [6-1] 정책과정 구조도

• • • •

• 대학청소노동자 고용불안 • 열악한 노동조건 • 저임금, 미미한 복지제도

직접고용 자회사 협동조합 사회적기업

문제인식

해결방안 희망 제작소

전문가 청소노동자 실행 • 노사관계 및 노 동정책, 재정복 지전문가 등 • 청소노동자 및 노동조합, 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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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 사용자 노동조합

• 대학관계자 • 인적네트워크 • 정보


이러한 방식의 정책네트워크 구축과 사다리포럼의 구성 및 진행, 현장형 해 법 도입이 가져오는 정책적 시사점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신뢰의 중요성이다. 신뢰는 대표적인 사회적 자본의 요소로서, 한 사 회가 유지되는 데 꼭 필요한 자원이다. 하지만 한국사회에 만연한 낮은 신뢰 수준은 노동자와 사용자가 한 테이블에 마주 앉는 시도 자체를 힘겹게 한다. 본 연구에서는 희망제작소라는 비정부조직이 중심이 되어 노동자와 사용자, 노동조합과 같은 이익집단 그리고 전문가 집단 간의 설득과 협의 과정의 조 정자 역할을 수행했다. 사다리포럼 관계자들은 단순히 회의를 개최하여 서로 입장을 조율하는 공식적인 측면 이상으로 대학의 여러 정책결정자, 노동조합 관계자, 현장 노동자 대표, 전문가들 사이를 부지런히 오가면서 상호의 입장 을 이해하고 이견을 좁히는 간접적인 사회적 대화의 역할을 수행했다. 각 행 위주체들이 얻고자 하는 것을 분명히 하면서도 합의 가능 지점을 함께 모색 한 것이다. 그리고 이런 노력들이 일정한 진전을 이루는 경우 사다리포럼을 열어서 이를 공식화하고 논의의 의제로 삼으면서 나름대로 일정 규모 조금씩 더 앞으로 나아가도록 하였다. 본 연구의 결과는 대한민국의 사회 시스템 내에 신뢰라는 사회적 자본이 제대로 구축되지 못한 상황에서 시민사회 영역이 보여줘야 할 역할이 무엇인 지 확인함과 동시에 신뢰자본 구축을 위해 무엇보다 노력해야 할 필요성을 남겼다고 할 것이다. 둘째, 각각의 현장에 적합한 미시적이며 실사구시적인 해법 모색의 중요성 이다. 노동시장은 매우 다양한 영역으로 구성되어 있다. 어떤 단일한 정책으 로 각 산업 영역 혹은 노동자 영역 등 여러 군데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 하기 어려운 것이다. 거시적인 정책의 필요성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큰 틀 안에 영역별로 매우 미시적인 정책까지 시행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필요 도 있음을 말하는 것이다. 본 연구의 대상인 대학 청소노동자 고용문제를 예로 들자면 정부는 대학 청소노동자 고용과 같은 용역 계약방식의 불합리한 점을 인지하고 용역근로자 보호지침을 만들었다. 그리고 이에 대한 실태조사를 주기적으로 시행하고 있 다. 하지만 보호지침은 보호지침일 뿐이며 강제성이 없기 때문에 준수하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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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라도 별다른 제재가 가해지지 않는다. 따라서 경제성이 뒤따르지 않는 규정 의 경우 준수율이 절반도 되지 않는 경우가 나타나는 것이다.70) 따라서 이러 한 방식으로는 노동자들의 고용 안정성과 근로조건 개선을 달성할 수 없다. 따라서 우리는 유일한 대안의 관철을 주장하지 않고, 대학과 노동자, 노동조 합 등 모두가 수용할 수 있으며 현실적으로 실행 가능한 대안을 모색하고자 하였고 ‘경희모델’ 수립이라는 긍정적인 결과를 도출하였다고 볼 수 있다. 본 연구는 대안고용모델 도입 및 시행이라는 연구 목표를 달성하였지만, 한 계점 및 보완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 이는 다음과 같다. 첫째, 시민의 참여 부족을 들 수 있다. 정부 주도의 정책 방안 실행을 위한 과정이 아닌 시민사회 영역 주도의 정책 수립 과정이었음을 고려할 때, 한층 더 많은 시민들이 본 사다리포럼과 연구에 관심과 지지를 표명하였다면 상향 식 형태로 대안고용모델 시행에 대한 확산 가능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기 때 문이다. 하지만 이들이 참여할 수 있는 통로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점은 추 후 이와 같은 실행연구에 있어서 다시 한 번 되짚어봐야 할 부분이다. 둘째, 경제성과 공공성의 충돌 여지가 여전히 남아 있다는 점이다. 경희대 는 대학이 가져야 할 사회적 책임을 중시하였고 따라서 청소노동자들과 상생 할 수 있는 고용모델 도입에 호의적이었다. 공공성 증진을 더욱 더 중시하여 현재 용역관계에서 발생하는 비용보다 다소 비용이 증가할 수 있음을 감안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모두가 이러한 점을 감수하며 공공성 제고를 위 해 노력하기는 힘들다. 비용만을 중시하는 상대라면 정책 도출 과정이 매우 험난할 수 있다. 하나의 현장을 변화시키는 것은 대한민국 소재 대학의 수를 생각해 봤을 때 그 영향력이 매우 미미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본 연구에서 추진 한 정책네트워크와 사다리포럼을 통한 대학 현장에의 청소노동자 대안고용모 델 시행 프로젝트는 지금까지 이 사회 어디에서도 추진되지 않았던 새로운 70) 이는 2015년 용역근로자 보호지침 실태조사결과에도 나타났는데, 근무인원 명시, 근로조 건 보호 확약서 제출, 고용승계 조항 명시 등 준수해도 별다른 부담을 지지 않는 항목의 경우 준수율이 80~90% 이상을 보이지만, 시중노임단가 적용과 같은 경제적 부담을 져야 하는 항목의 경우 준수율이 50%(평균 45.5%)도 되지 않는 것에서 확인할 수 있다 (2015년 공공부문 용역근로자 근로조건 보호지침 실태조사 결과 발표, 고용노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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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도이며 모험이었다. 이 모험은 ‘경희모델’이라는 소셜벤처로 완성되어가고 있다.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통해 한 분야 또는 사회 전체의 시스템 변화를 이 끌어 내는 것을 소셜 임팩트라고 한다. 우리는 본 연구의 결과가 충분히 이런 사회적 영향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며 지속적인 개선 및 보완을 통 해 이와 같은 변화가 일회성으로 그치지 않고 훨씬 더 넓은 영역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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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는

‘고용승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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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는

좋은데

접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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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다리포럼 개요 ● 주최 · 주관 : (재)희망제작소 ● 기간 : 2015년 5월~2015년 10월 (6개월) ● 주제 : 대안적 청소노동자 고용모델` ● 구성

일정 1차 비공개포럼 (2015.5.21)

내용 §

(희망제작소) §

직접고용모델의 현황과 쟁점 (경상대, 서울시립대 사례를 중심으로)

2차 (2015.7.7)

청소용역근로의 근로조건 개선과 표준화방안 모색 (배규식 ·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비공개포럼

대학 청소노동자 실태 기초자료

(희망제작소) §

경희대의 ‘미화-경비용역직 고용형태 개선 연구 TF’사례 (김진해 · 경희대 후마니타스 교수)

3차 비공개포럼

§

(희망제작소)

(2015.8.25)

§ 1차 공개포럼 (2015.10.5)

대학 청소자회사 설립가부 및 관련쟁점

청소노동자 고용구조 개선방안 (배규식 ·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청소노동시장에서 서울메트로환경의 실험 (조진원 · 서울메트로환경 대표)

§

고용구조 전환과정에서의 실무적 쟁점 (희망제작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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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럼위원

위원

분야

김상조

경제개혁연대 소장

기업

김종진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연구위원

비정규직

김태일

좋은예산센터 소장

재정

박태주

노사정 서울모델협의회 위원장

노사정

배규식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노동경제

오건호

내가만드는복지국가 공동운영위원장

복지

이남신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소장

비정규직

조진원

서울메트로환경 대표

청소자회사

이원재

희망제작소 소장

사회적경제

이성은

희망제작소 부소장

여성

임주환

희망제작소 연구위원·상근변호사

● 포럼 참여자

참가자

1차

2차

3차

분야

옥세진

강동구 사회적경제지원센터 센터장

사회적경제

이주언

사단법인 두루 변호사

이지만

연세대 교수

경제

이철종

함께일하는세상(주) 대표이사

협동조합

김진해

경희대 후마니타스 교수

협동조합

나지헌

여성노조위원장

노동조합

신다나

한국비정규노동센터

비정규직

유안나

공공운수노조 서경지부 정책부장

노동조합

김경순

공공운수노조 서경지부 연세대분회 분회장

청소노동

이영자

공공운수노조 서경지부 연세대분회 부분회장

청소노동

백영란

공공운수노조 서경지부 경희대분회 분회장

청소노동

문종찬

서울동부비정규노동센터 공동대표

비정규직

이성재

경희대 사무부처장

청소노동

최희섭

경희대 지구사회봉사단 사무총장

대학운영

김진해

경희대 후마니타스 교수

협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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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리포트 [2016-01]

대학 청소노동자 고용문제 해결을 위한 대안고용모델 탐색: 사다리포럼을 통한 현장형 해법 발굴

발행인

박재승

편 집

희망제작소 희망기획팀

디자인

안영삼

발행일

2016년 3월

발행처

희망제작소 서울시 종로구 평창문화로 27 비전빌딩 2~4층 Tel 02.3210.0909 Fax 02.3210.1026 www.makehope.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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